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im Wayne Dec 19. 2023

기획은 문제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문제의 본질을 찾고 정의를 내리는 과정은 다시 '문제(현상 자체)'와 '문제점(그 현상이 발생하게 된 배경)'을 구분하는 것으로 나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문제점'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문제점이란 문제가 발생하게 된 배경과 맥락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것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해할 때 비로소 정확한 대안이 나올 수 있습니다.


문제점을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접근론이 있겠지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고전 중의 고전인 '5WHY 문제해결 기법'이 있습니다. 5WHY는 '더는 왜라고 질문할 수 없을 때까지 질문'하는 방법입니다. 5번이라고 했지만, 질문은 더 짧거나 길어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질문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한 온라인 패션 드랜드에서 코로나 기간 동안 '환불 지연'으로 인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일을 할 때는 특히 더 심했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고객들의 재구매율이 높기는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기존 고객들조차 이탈할 것 같아 관련 담당자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Q1. 환불이 왜 이렇게 늦어질까?

- 세일 기간에 구매량이 많아지고 동시에 반품 접수도 함께 늘어나다 보니 환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Q2. 구매량이 많아지는데 왜 환불 처리는 지연이 될까?

- 구매량과 환불 건은 정비례 관계이기 때문이다. 환불은 물류 담당자가 상품의 이상 여부를 검수 후 '환불 취소' 버튼을 수기로 늘려줘야 한다. 따라서 환불 처리건이 많아지면 이를 처리하기 위한 전담 인력이 더 늘어나야 하지만, 인력 충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Q3. 그럼, 고객들의 불만은 인력 충원만 해주면 끝나는 걸까?

 - 꼭 그런 건 아니다. 고객들은 환불이 지연되는 것조차 제대로 안내받지 못하고 있다. 물류창고에서 자신의 상품이 언제 검수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고객센터에는 '제가 반품한 물건이 물류센터로 입고되었나요?'라는 문의가 전체 문의 건 중에서 40%를 차지한다.


Q4. 그럼, 지금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 세일 때는 미리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띄어두는 것이 좋을 거 같다. 세일 기간에는 비세일 기간 대비 환불이 10일 이상 지연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Q5. 하지만 이건 영업적으로 리스크가 있어 보여. 고객들의 구매 의욕 자체를 떨어뜨릴 것 같아. 다른 방법이 없을까?

- 환불 신청한 상품이 물류창고로 입고되었을 때, 입고 알림 문제를 보내주는 건 어떨까? 보통 입고 후 3~4일 이 내 환불이 완료되니까 이것만 해줘도 고객들의 문의가 최소화될 수 있을 거 같다. 인력 충원까지 된다면 근원적인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Q6. 그러면 알림 문자 발송 개발을 진행해야 하는데, 우리의 개발요청 건이 시급하다는 것을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 전체 환불 신청 건수 중 환불을 신청한 시점과 환불이 완료된 시점 간의 차이가 5일 이상 되는 것들의 비율이 얼 마나 되는지 보여주면 될 것 같다. 다른 동종업계나 물류사의 평균적인 환불 처리기간을 확인해 보고, 고객센터로 들어온 문의건 중 환불 지연으로 인한 문의 비중이 얼마나 높은지 알려주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을 거다.


해결책의 실효성을 따지기 위해서는 '인풋 대비 아웃풋'의 가치가 얼마나 더 큰지 기획자가 스스로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 항목을 짚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 사내에 정착시킬 수 있는지 영향도를 파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Product Manager에게 이러한 '5WHY 문제해결 기법'은 고객의 사고과정을 다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서비스를 함께 만들어 가는 개발자와 디자이너 등을 설득하는데 좋은 도구가 될 것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KPI, 목표 달성의 나침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