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부조리

by 그냥 직장인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들어봤을만한 문장이다. 죽음으로 시작해서 죽음을 거쳐 죽음으로 끝나는 소설의 도입부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언제인가 어떤 인스타 게시물에서 F들의 세상에서 집단린치를 받는 T라고 요약했던 글을 본 기억이 났다. 물론 그 작성자도 너무나 담고 있는 내용이 많아 몇 글자로 요약이 안된다고 했기에 재미로만 느낄 수 있었다.


카뮈는 '이방인'을 통해 부정, 부조리를 소설로 나타내고자 했다. 카뮈에게 있어 부조리란 무의미를 표현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내가 틀릴 수도 있겠지만 내가 느낀 느낌은 그랬다.


엄마의 죽음을 겪은 뫼르소는 태연한 모습으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으며 엄마의 장례식을 마친다. 관도 열어보지 않고. 장례를 마친 다음 날 직장동료였던 마리를 만나 데이트를 하는 등 일상적인 날을 보내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으로 인해 아랍인을 쏴 죽이고, 판결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뫼르소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진실을 부정 하지 않았기에 결국 사형선고를 받는다.


카뮈는 "가장 말이 적은" 작품이 진정한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랬기에 본인 스스로도 문학적 장식을 포함하지 않은 "가장 말이 적은" 목소리로 소설을 썼다. 그랬기에 누구나 한 번쯤 봤을만한 "오늘 엄마가 죽었다." 와 같은 “내적인 광채가 제한되지 않은 채 요약되는 다이아몬드의 면” 같은 문장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가장 말이 적은"걸 중요시 여긴 카뮈가 마지막에는 사뭇 달랐다. 부속사제를 만난 뫼르소는 자신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그의 말에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다르게 폭발적인 말을 내뱉었다. 그간 감옥에 있으며 죽음과 부조리에 고민했던 그는 사제에게 자신은 자신의 삶에 대한 확신이 있고, 모든 이는 사형수라는 얘기를 하며 끝내 죽음을 기다린다.


카뮈 스스로가 고질병이던 폐결핵에 의해 죽음에 대하여 많은 생각이 있었기 때문일까, 죽음이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된 부조리에 있어 그는 조금 더 결연한 마음가짐을 가진거 같다.


역자 김화영님의 해설을 빌려,

"반드시 죽을 운명에 처해있는 우리, 인간은 사형수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죽음을 정대면하여 비로소 삶의 가치를 깨닫는다. 죽음은 삶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어두운 배경이자 거울이다."


죽음이란 부조리를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좌절이 아닌 의식하며 살아 갈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