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

자유

by 그냥 직장인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전부터 찬사 받는 고전인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읽어봐야지 생각만 하다 방학을 기회 삼아 읽기 시작했다. 세 권으로 나누어진 책이기에 모두 읽고 독후감을 작성하는 게 맞겠지만 분량이 많기도 하고, 생각 정리를 위한 세이브 포인트라 생각하며 권마다 짧게 독후감을 쓰기로 결정했다.

작 중 카라마조프가의 둘째 이반은 신은 받아들이나, 신이 창조한 신의 세계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하며 동생 알렉세이에게 본인이 지은 서사시 '대심문관'을 들려준다. 많은 사람들이 이 '대심문관'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절정이라 말하는데, 개인적으로 그전에 나왔던 일류샤 가족을 만나는 이야기와 그 후의 이야기로 쌓아 올린 감정으로 인해 '대심문관'이 절정에 이를 수 있었던 거 같다.


알료샤는 이반을 만나기 전, 카체리나의 요청으로 자신의 형인 드미트리가 풍비박산 내놓은 이등 대위에게 2백 루블을 전해주러 가는데, 그 과정에서 이등 대위의 아들 일류샤를 만나고 일류샤가 겪은 고통을 전해 듣는다. 알료샤가 전해준 2백 루블은 스스로를 용서하기 위한 수단으로 느껴진다. 드미트리가 이등 대위에게 저지른 일에 대한, 그 일로 인해 형용할 수 없는 상처를 받은 그의 아들 일류샤에 대한 동의 없는 용서이다. 그런 용서를 이등 대위는 명예를 걸고 결국 받지 않는다.


알료샤를 만난 이반은 무고한 어린아이들이 받는 고통과 그 고통의 용서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도대체 이 세상 전체에 용서해 줄 수 있고 용서할 권리를 가진 그런 존재가 있기나 할까?"라는 이반의 말의 알료샤는 '죄 없는 단 한 분'은 가능하다고 말하는데, 이에 이반은 자신이 지은 '대심문관'을 들려준다.


대심문관은 재림한 예수에게 당신이 '자유'를 주었기에 우리는 불행하게 되었고, 왜 다시 나타나서 우리를 방해하느냐 말한다. 세 가지 물음 이후 얻은 자유로 인해 불행해진 세상에서 대심문관은 이를 깨닫고, 다시금 질서를 세웠으나 재림한 예수로 인해 질서의 위협을 느끼자 예수마저 화형에 처하겠다고 선언한다.


사회는 때때로 재판을 통해 벌을 집행한다. 즉 피해자가 아닌 타인에 의해 용서하게 된다. 그런 재판에서 피해자는 마지막까지 가해자를 용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진정으로 신의 세계가 질서 정연하고, 아름답다면 이런 불행도 상처도 없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신이 존재한다면 신에 의해 부여받은 '자유'가 진정으로 복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