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던 날 나를 아껴주던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던 기억밖에 없었지
그래서 벚꽃이 좋다가도 싫었어
그런데 네가 나에게 와준 날 아침 동화책의 거리처럼 벚꽃이 활짝 피었더구나
추억을 포근한 이불처럼 따스하게 덮어주고
기억을 아름답게 만들어줘서 고마워
벚꽃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오랜 시간 걸렸지만
이제야 벚꽃을 즐길 수 있어서 좋구나
하늘에 계신 외할머니도 분명 축복해 줄 걸 알기에 더욱 기쁘기만 하단다
네가 아장아장 걷게 되는 어느 날에 벚꽃 피는 계절이 오면
하늘하늘한 원피스 입고
너의 손잡고
흩날리는 벚꽃처럼 날아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