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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뚝이 Jul 12. 2024

요가, 가요.

요린이의 요가 수필 끝.

그렇게 요가를 시작한 지도 3개월이 지났다.


다리 찢기가 되나요? 아니요.

물구나무를 서나요? 아니요.


그러면 뭐가 나아진 건가요? 이렇게 묻는다면...


곧아진 자세

나는 어릴 때부터 긴 척추로 인해 척추가 휘었고, 라운드 숄더도 심했다. 그런데 요가를 꾸준히 하다 보니까 자연스레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코어'의 느낌과 힘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바른 자세가 더 편하다.

새삼, 어떻게 그렇게 몸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하고 다녔는지 신기할 정도다. 자연스레 허리통증도 줄었다.



길러진 인내심

요가를 처음 할 때는, 태양 경배 자세, 빈야사 같은 무한반복되는 자세에 염증을 느꼈었다. 왜 자꾸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건지...  

또한 한 자세로 1분 정도 버틸 때에는 온갖 생각이 들면서 포기하고 싶었다. 다리가 부들거리고 팔도 아파왔다.


 그러나 이 수련이 반복되고, 그것을 견디는 과정에서 점점 인내라는 굳은살이 생겨서 어떤 일이 닥쳐도 꾹 참고 지속하는 힘을 기르게 되었다.

인생은 지겨움을 살아내는 고행의 연속이다.

요가는 잠시나마 그 고행을 압축시켜 겪게 해 줌으로써 날 성장시켰다.


고요한 마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마음이 고요해진 것이다.

늘 과거와 미래에만 머물러 갈 곳 없이 둥둥 떠다니던 불안한 마음이 착 가라앉아, 드디어 현재에 머물 수 있게 되었다. 요가를 하는 순간만큼은 내 몸 하나만 바라보게 된다. 다른 건 필요 없다. 나와 내 몸이 하나가 되어 움직인다.


사라진 불면증

이렇게 머리를 싹 비우고, 몸은 풀어진 상태로 집에 와 깨끗이 씻으면 잠이 저절로 온다. 수면제 없이도 잠이 잘 온다. 이 맛에 요가를 계속 가게 된다.




난 아직도 뻣뻣하며, 아직도 못하는 동작이 더 많다.

고작 3개월이기에 많은 몸의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오히려 더 많이, 빠르게 성장했다.

요가를 하면서 내 안의 온갖 검은 잡념들을 버리고 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요가를 간다.


혹시 요가를 시작하길 망설이고 있거나

요가가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딱 3달만 참고 매일 꾸준히 나가보라고 말하고 싶다.


한 달차는 가기 싫어서 여러 번 빠질 것이고

두 달차는 뭔가 묘하게 열심히 하고 싶어질 것이고

세 달차는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요가원에 가게 될 것이다.

아마 요가의 매력에 빠지지 않긴 어려울 것이다.


요즘같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내 몸 하나로 정직하게 수련하고 머리를 비워낼 수 있는 운동은 요가뿐이다.


요가, 가요.

같이 가요.


요가일기 끝.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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