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렌트카 업체에게 덤탱이 안 당하는 법

직접 당해보고 쓰는 영국에서 살아남기 #6 영국에서 운전하기

by Jordan

어느 나라든 수도에서 운전하면 헬이다. 런던에 사는 나는 당연히 전혀 운전할 마음이 없었다. 우선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되어있고, 도로가 좁으며, 기름값도 훨씬 비싸기에 굳이 운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운전이 필요한 경우가 있었는데 바로 여행 갈 때, 특히 기차로 가기 어려운 곳일 때. 이번 글에선 영국에서 렌트할 때, 그리고 운전 시 알아야 할 꿀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 글을 과거의 내가 읽었다면 덤터기를 안 당했을 텐데..



렌트카 업체에게 덤탱이 당하다

집 근처에 렌트카 업체가 있었지만, 렌트비가 훨씬 저렴해 rentalcars.com를 통해 렌트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픽업 위치가 모두 Heathrow 공항 근처였다. 결과적으로 집 근처에서 렌트하는 게 나았다. 왔다 갔다 번거로울뿐더러 덤탱이까지 당했으니까...


아니요 철벽 치기

이미 예약하며 결제까지 완료한 상태였기 때문에 차만 픽업하면 되었다. 기본 보험까지 모두 가격에 포함된 상태. 차를 픽업하는 과정에서 보험이 필요하냐고 물었고, 난 당연히 기존에 포함한 보험을 다시 물어보는 줄 알고, 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이것저것 나에게 옵션을 물어보기 시작했는데, 순진했던 나는 당연히 내가 낸 가격 범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라 생각하고 아무 생각 없이 있으면 좋지라고 대답했다. 계약서에 서명하고 deposit을 결제하고, 열심히 운전하고, 반납했다.

엇.. 그런데 deposit을 돌려받는 날, 원래 가격보다 더 적은 금액이 환불된 것이 아닌가. 뭐지, 하고 그제야 계약서를 재확인했는데, 프리미엄 보험, 그리고 알 수 없는 항목으로 추가 가격이 붙어있었다. 그렇다. 내가 대답한 모든 게 유료였고, 따로 결제하면 눈치채니까 deposit을 돌려줄 때 해당 가격을 빼고 환불해 준 것이었다. 영국인 친구에게 물어보니 흔한 수법이라고 한다. 무조건 아니라고 대답해야 한다고. 차를 픽업할 때 뭔가를 물어보면 무조건 아니라고 대답하자. 예라고 대답하는 순간 전부 추가비용이다. 어쩐지 차 업그레이드 해주더라.

이를 교훈 삼아 그다음 집 근처에서 렌트할 때는 전부 필요 없다고 대답했다. 당연히 차 업그레이드는 없었다.


단시간 운전할 거라면 ZipCar

하루보다 짧게 운전할 경우 ZipCar를 고려해 보면 좋다. ZipCar는 카셰어링 서비스로 시간당, 10분 단위로도 예약이 가능하다. 그리고 뒤에 예약자가 없을 경우 이용 도중 시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하루를 넘어갈 경우는 일반 렌트카 업체가 저렴하니, 짧게 운전해야 할 경우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

좌우가 반대, 적응하기 쉬울까?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좌우가 반대라는 점이다. 운전석은 오른쪽, 도로는 좌측통행. 영국 운전에 대해 검색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간단하다. 좌회전은 작게, 우회전은 크게 돈다. 특히 내가 맨 앞 차인 경우 순간적으로 헷갈릴 수 있으므로 초반에는 항상 교차로에서 '좌회전은 작게, 우회전은 크게'를 중얼거리자. 우회전하는 데 갑자기 반대편 차량과 마주치는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다.

좌우가 반대인 점은 생각보다 빠른 시간 내에 적응할 수 있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자.


비보호 좌회전은 없다.

우리나라는 비보호 우회전이 있는데, 영국엔 없다. 좌회전 신호가 항상 있으니, 무조건 신호를 확인하고, 좌회전을 하자. 참고로 영국의 신호 위반 기본 벌금은 100파운드(약 18만 원)다.


무단횡단이 생활화되어 있다.

센트럴 런던과 같이 차량 통행량이 많은 지역이 아닌 이상, 사람들은 신호를 잘 지키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마저도 안 지키는 사람이 많다). 불쑥불쑥 자연스럽게 길을 건너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다행인 건 차량 흐름을 보고 무단 횡단을 한다는 점? 규정 속도만 잘 준수한다면 갑자기 튀어나오는 사람을 보호 운전하는 데엔 큰 지장이 없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항상 시내에서 운전할 땐 사람이 어디선가 튀어나올 수 있음을 염두하고 보행자 보호 운전을 하자.


좁은 길이 훨씬 많다.

유럽 특징인 것 같은데, 좁은 길이 정말 많다. 그마저도 좌우 주차한 차량으로 차량 한 대만 지나갈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자동차 전용 도로인데 2차선인 곳이 수두룩하며, 구불구불한 길인 경우도 많다. 차폭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웬만하면 소형차로 운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길이 좁기 때문에 애초에 속도를 낼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양보 운전이 생활화되어 있다. 급하게 가려하지 말고, 차분한 마음으로 양보해 주자.

편도 1차선인 경우 내가 가는 방향에 차가 주차되어 있는지, 누가 먼저 진입했는지에 따라 양보한다. 내가 가는 방향에만 방해물 (e.g., 주차된 차량)이 있다면 내가 먼저 양보해 주면 되고, 양 방향에 모두 방해물이 있다면 먼저 진입한 차량이 우선권을 갖는다. 간혹 손짓이나 상향등으로 먼저 가라고 신호를 주는 경우가 있으니, 이 경우 가볍게 손을 들어 고맙다는 표시를 하고 먼저 지나가면 된다.


비상등은 정말 비상시에만

우리나라에선 비상등이 정말 만능이다. 미안해요, 실례합니다, 고마워요, 그리고 비상 상황일 때 전부 비상등 하나로 소통 가능하다. 영국에서는 비상등은 정말 비상시에만 사용한다. 영국에서는 비상등 대신 상향등이나 손짓으로 신호를 주고받는다 (우리나라와 달리 선팅이 되어있지 않아 얼굴 표정까지 잘 보인다).


왜 가로등이 없는 거야

고속도로인데 가로등이 없는 곳이 많다. 차선을 따라 희미하게 반짝이는 불빛만 바닥에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겨울에 운전할 땐 해가 짧아 웬만하면 밤길 운전인데, 난시가 있으면 정말 피곤할 따름이다. 나는 난시가 있어 불빛이 약간 번져 보이는데, 그래서 눈이 부시지 않도록 안경을 끼고, 앞차를 보며 차선을 가늠하면서 운전했다.


휴게소(Services)가 바로 옆에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처음 고속도로 운전했을 때 당황한 점은 왜 이렇게 휴게소가 없지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하필 내가 갔던 길이 휴게소가 유독 없는 길이었다. 감안해도 우리나라보다 휴게소 개수는 훨씬 적은 느낌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달리 휴게소가 고속도로 바로 옆에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휴게소 표시를 보고 고속도로를 빠져나가 5분 정도 이동을 해야 한다.



운전하기 전 미리 알아두면 좋은 것들

악명 높은 Roundabout (회전교차로)

좌측통행과 더불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걱정거리로, Roundabout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 회전 교차로와 동일한데 좀 더 주의해야 할 점이라면:

출구가 대체로 더 많다. 5개인 곳도 많다. 그러니까 네비를 켜고 몇 번째 출구에서 나가야 하는지 꼭 염두하고 진입하자. 대략적으로 3번째 이하 출구라면 가장 바깥쪽 (좌측)으로 도는 게 빠져나가기 편하다.

우측에 있는 차량이 항상 우선시 된다.

진입 전 항상 속도를 줄이고 내부에서 운전 중인 차량이 있는지, 오른쪽에서 진입하는 차량이 있는지 살피자.

진입할 때는 오른쪽 깜빡이를 켜고, 빠져나갈 때는 왼쪽 깜빡이를 켜서 다른 운전자에게 신호를 주어야 한다.


고속도로 끼어들기 규칙

우리나라 1차선이 추월 차로인 것처럼 영국도 진입 차선에서 가장 멀리 있는 차선이 추월 차로이다. 추월 차로 규칙은 우리나라와 동일한데 다른 점이 있다면, 대체로 좌측에 있는 차로(속도가 느린 차로)에서 우측에 있는 차로(속도가 빠른 차로)로 끼어들 때는 뒤로 끼어든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추월 차로에서 정속으로 달리고 있으면 안 된다. 눈치껏 뒤차가 속도를 내며 달려온다면 잠시 왼쪽 차선으로 길을 비켜주자.


운전자 간 신호 주고받기

위에서도 말했지만 고마울 땐 비상등 대신 손 들어 가볍게 인사하자.

상향등 신호도 미리 알아두면 좋다.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으니 몇 가지 예시를 나열하고자 한다:

고속도로에서 내 뒷 차가 그것도 가장 우측 차선에서 상향등을 깜빡이는 경우: 속도에 대한 불만 표시로 잠시 좌측 차선으로 비켜주면 된다.

내 앞 차량이 상향등을 깜빡이는 경우: 내가 양보를 해준 것에 대한 감사 표시 혹은 도로 상황에 대한 경고 표시일 수 있다.

내 반대편 차량이 상향등을 깜빡이는 경우: 마찬가지로 내가 가는 방향의 도로 상황에 대한 경고 표시일 수 있다. 특히 시골에서 많이 사용하는 신호라고 한다. 좁은 도로일 경우엔 먼저 가라는 양보 신호일 수 있다.


영국의 주차 시스템

주차에 대한 설명이 너무 길어 링크로 대체한다.


기름 넣는 법

기름 넣는 거야 우리나라와 동일한데, 결제 방법이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는 보통 셀프 주유 시, 주유 후 바로 해당 기기에서 결제까지 진행하지만, 영국에서는 대체로 주유소 내에 위치한 편의점으로 들어가서 결제를 한다. 각 주유 기기마다 번호가 붙어있으니, 해당 번호를 직원에게 말하고 결제하면 된다. 때때로 결제까지 진행 가능한 기기가 있기도 하다.


Google Maps 보단 Waze

속도위반 벌금을 내고 싶지 않다면 항시 네비를 켜두고 운전하는 게 좋다. 우리나라가 Google Maps 대신 TMAP을 많이 사용하듯이, 영국에서는 Waze를 많이 사용한다.




세세한 내용이 많은데, 결국 사람 사는 곳이다. 교통 흐름을 읽고 운전하면 된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렌트카 업체에게 덤터기를 안 당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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