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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 Sep 06. 2023

삼시세끼

"당신이 먹은 음식으로 무엇을 하며 살겠습니까?"

삼시세끼 말만 들어도 정겹다.

동생들과 작은 자취방에서 살던 시절이 생각난다.

고등학생인 난 하루 하루 무엇을 먹을지가 최대의 고민거리였다.

도시락반찬은 특히 고심거리가 되었다.

집 주변에는 작은 텃밭이 있었다. 

부추과 배추, 고추, 깻잎, 고구마등 다양한 야채들을 보면서  삼시세끼의 반찬은 텃밭에서 공수하기도 했다. 주인아주머니의 배려로 가능했던 것이다.

아침에 신선한 부추를 뜯어서 부추전을 만들었다. 

싱싱한 부추는 향기도 좋았고 아침부터 기름향기가 잔치가 열리는 집처럼 기분이 상기되기도 하였다. 

동생들은 행복한 아침을 먹고 학교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고 신난다고 하였다. 

저녁은 무엇을 먹을지 밭을 보면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깻잎을 몇장 뜯어서 간장에 쪽파와 마늘을 넣어서 양념장으로 깻잎김치를 만들었다. 

한끼 식사로 최고였다. 겨울에는 배추시래기를 삶아서 물에 담궈놓으면 겨우내내 된장국으로 삼시세끼를 해결할 수 있었다. 동생들은 언니의 요리에 항상 최고라고 하면서 맛있게 먹어주었다. 

그런 동생들을 보면서 삼시세끼를 준비하는 맛이 났다. 

누군가 맛있게 먹어주는 요리를 하는 것은 세상에서 행복한 일상이었다.

가장 힘든 시절이었지만 동생들을 위해서 삼시세끼를 준비하는 것은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속에 남아있다.

나를 위해서 요리를 했다면 힘들고  대충 떼우는 식으로 했을 것이다.

먹는 것은 나를 위한 사랑의 방법이다. 정성껏 챙겨먹는 것부터 나를 사랑하기 위한 실천 방법이다.

나를 사랑할 수 있어야 더 많은 사람들에게도 사랑을 베풀 수 있다.

내가 먹는 것을 이야기해 주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 

프랑스에 어떤 철학자의 말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수 있다.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음식을 먹는 것이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 첫번째가 음식이다.

나이가 들면 작은 텃밭을 가꾸면서 내가 가꾼 야채들을 보면서 삼시세끼를 준비하는 날을 꿈꾸고 있다.

"당신이 먹은 음식으로 무엇을 하며 살겠습니까?"

질문을 던져본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나를 사랑하고 사랑을 실천하면서 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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