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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 Sep 25. 2023

고맥락문화

맥락은 공감

"오늘은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좀 쉬고 싶어요."

퇴근하고 오면 몸과 마음이 지친 날이 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신랑은 마음을 헤아려준다. 

얼굴만 봐도 지쳤구나 하고 배려를 해준다. 침대와 내 몸은 혼연일체가 된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고 나면 체력이 충전되어 집안일이 보이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서로 알아주고 나 또한 힘들다고 쉬고 싶다고 하지 않았다.

얼굴이 굳어지고 나도 모르게 인상을 쓰고 주방에서 이리저리 짜증을 내고 있었다. 그러면 가족들은 눈치를 보게 된다. 집안의 분위기는 살벌하게 얼음판을 걷게 되면서 긴장이 된다. "집에 먼저 온 사람이 밀린 설거지라도 하면 안 돼?" 그 순간 서로 불평불만이 이어진다. 마음 저편에는 '지금 쉬고 싶어. 나 힘들어. 도와주세요.' 라는 마음이 전달하고 싶었다. 

기관에서는 하루 중에 가장 중요한 날이 있다. 오후 4시경에 한 집에 살고 있는 15명이 동그랗게 앉아있다. 하루 동안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이야기한다. "잘 지냈어요. 무탈하게 지내서 고마워요." "오늘은 모처럼 나가서 머리도 하고 와서 기분이 좋아요."  "과자를 나눠주어서 먹었는데 고마웠어요." "환청이 들리지 않아서 좋아요."  우리는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처음에는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하루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는 사람도 이 시간만큼은 작은 소리로 이야기 한다. 돌아가면서 회장이 되어 한사람도 빠지지 않고 이야기를 하게 한다. 서로간의 마음을 연결해주고 있다. 

 맥락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상황이나 배경, 그리고 관련된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 하여 말하는 것이라 한다. 고맥락 문화와 저맥락 문화가 있다.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고 상대가 알아서 해석해 주기를 바라는 게 고맥락 문화 대화방식이라고 한다. 그 말에 어떤 내용인지 파악하고 바라보는것이다. 개떡같이 말하면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한다. 개떡같이 말하면 그대로 개떡같이 이해하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하지만 말하는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어찌 알겠는가?

말을 직접적으로 해야 한다. 살다 보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다 하고 살지는 못한다. 말하는 자와 듣는 자가 서로 교감이 되어야 한다. 관심과 사랑으로 마음 저변에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바라보면 보이고 들린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받고 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배경이 어떤 것인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살아온 삶을 이해하면 공감하지 못할 것도 없을 것이다.  이해하고 찰나의 순간을 감사하고 배려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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