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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 Apr 21. 2023

레모네이드

커피숍에 가면 난 커피보다는 생각만 해도 입에서 침이 고이는 레모네이드를 좋아한다.

피로할 때 마시고 나면 힘이 생기고 지칠 때 작은 위로를 맛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의 인생에서 레몬은 무엇이었을까?  

레몬이 있어야 새콤달콤한 레모네이드를 만들 수 있다.

내가 살아온 50년의 삶을 되돌아보니  가난한 집안 환경을 탓하고 살아왔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가족들의 갑작스러운 이별과 아픔 속에서 난 긴 터널을 지나오기도 하였다.

힘든 시간들을 난 결혼을 돌파구로 생각하고 선택했었다.

하지만 결혼은 더 힘든 시간이었다.  

경제적으로 힘든 시간 속에서 남편과의 소통은 나에게 레몬 그 자체였다.

나와는 성격이 정 반대인 남편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불통으로 우린 서로 깨진 접시가 되어 가고 있었다.

난 어떻게 해서든 사랑하는 아이들과 가정을 기키고 싶었다.

그래서 교육과 책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소통과 관련되고 나를 알아가는 심리학 책 등 어떻게 해서든  싸우지 않고 잘 지내고 싶었다. 싸우지 않고 잘 지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문제를 회피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난 일이 생기거나 마음이 불편하면 시간이 필요해서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

남편은 바로 풀어야 된다고 하면서 마음속의 말들을 거르지 않고 쏟아낸다.

그러다 보면 난 상처를 받고 점점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인간관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몸의 이상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해지면서 매사에 흥미가 없었다.

우울증이 온 것이다.

갑상선에도 이상이 오면서 검사를 했더니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한다.

내가 선택한 남편이고 책임을 가지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고 싶다.

이제는 혼자 속앓이 하지 않는다.

작은 것이라도 마음이 불편하면 말을 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한다.  

남편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부드럽게 말하려고 하고 함께 산책을 하면서 대화를 하고 있다.

가끔 과거 속의 받은 아픈 상처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나의 마음속에서 남편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려고 한다.

그렇게 난 내가 선택한 레몬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레모네이드로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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