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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 Apr 03. 2023

기다림

"언젠가는 나도 좋아하는 사람이랑 차 한잔하면서 이야기도 하고 싶어."

그녀는 시설에서 살아가고 있다.  

평생을 여자들만 살고 있는 시설에서 좋아하는 사람을 기다린다는 것은 어쩌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기대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작은 행복을 가지고 있는지고 모른다.  


어느 날 그녀에게 행복한 잔잔한 미소가 보인다.

아침마다 자판기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에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상대는 여자만 있는 시설에 남자는 2명이 살고 있다.

그중에 한 분이 그녀와 데이트를 하고 있다.

자판기에서 아침에 잠깐 만나는 그들은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자판기 앞에서 말없이 커피를 마시면서 서로 눈인사만 하지만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보인다.

그렇게 그들은 작은 기다림과 기대감을 가지고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평생을 시설에서 살면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마음으로만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점심시간에는 집별로 나눠서 식사를 하고 있다.

그들은 잠잔 겹치는 틈을 타서 서로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서 식사를 한다.

맛있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는 자신의 것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것을 그의 그릇에 살짝 올려놓는다.

그러면 그는 맛있게 먹고는 따뜻한 미소만 그녀에게 보낸다.

그렇게 그녀는 좋아하는 사람과 행복한 일상을 잠깐씩 함께 하면서 시설에서의 생활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고 있다.


그녀는 까칠하고 맛있는 것이 있으면 혼자 먹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보였었다.

당뇨병이 있어서 먹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고 나눠 먹는 것은 한 번도 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그녀가 달라졌다.

도움이 필요한 옆 사람을 챙겨주고 맛있는 것도 나눠먹기도 한다.

그녀의 얼굴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자판기 앞에서 아침마다 기다리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일상의 잠깐이지만  기대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녀에게 행복이 찾아왔다.  

말이 없던 그녀가 인사를 하기도 하고 웃는 모습이 많아졌다.


시설에서의 생활은 너무나 무료하기도 하다.

이성에 대해서는 각자 마음속에서 기다리고 기대감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표현하는 것이 싶지는 않다.

여자들만 살고 있고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없는 것이 아쉽다.

직원들도 여자들이 거의 대부분이고 어쩌다 공익요원이 들어오면 시설은 웃음꽃이 피어난다.


기다림과 기대감은 우리의 삶의 작은 행복을 선물해 준다.

난 오늘은 누군가를 마음속에서 기다리고 작은 기대감을 가지고 살아가야겠다.

행복은 그런 마음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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