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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 Jul 27. 2023

선풍기의 삶

선풍기의 삶을 닮고 싶다

무더위가 오기 전에 월례행사처럼 우리는 많은 선풍기를 청소하고 여름을 준비한다.

에어컨과 함께 선풍기는 여름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품이 되고 있다.

이모님들의 방에도 거실에도 식당에도 선풍기는 넘쳐나고 있다. 

점심시간이 되면 에어컨과 함께 선풍기는 벽면과 천장에도 함께 힘을 합쳐서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이모님들이 식사를 하는 시간에 선풍기는 자신의 할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다.

그런 선풍기가 대견하고 기특해 보였다.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게 함께 힘을 내어주고 있다.

사람들을 위해서 기꺼이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 선풍기를 보면서 무더위를 이겨내는 힘이 난다.

집에서도 각자 방마다 다양한 종류의 선풍기가 즐비해있다.

아들은 손바닥 크기만 한 선풍기를 인터넷에서 발견하고는 자신에게 아주 찰떡같은 것이라 한다.

엄마가 자신에게 선물해 주면 좋겠다고 한다. 나 또한 맘에 드는 선풍기라 내 것도 함께 구입했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 뼛속까지 바람이 들어오는 느낌이 싫었다.

마음까지 얼음으로 변화되는 것 같아서 여름에도 난 따뜻한 물을 마시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온 작은 선풍기는 너무 차갑지도 않으면서 자연 속에서 느끼는 바람처럼 느껴져서 좋았다. 작은 선풍기는 바람의 강도에 따라서 마음속까지 시원해지는 것이 작다고 무시할 것이 아니었다.

한여름 밤 엄마의 무릎에 누워서 엄마가 부채로 산들바람처럼 더위를 식혀주는듯하다.

선풍기로 살아간다면 어떨지 잠시 생각해 보는 아침이다.

방마다 여름이면 선풍기는 불철주야 일하고 있다.

선풍기를 틀어놓고 있으니 땀이 식히고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나의 인생도 저 선풍기처럼 사람들에게 기분을 좋게 하고 싶다.

더워서 힘들 때 잠시 틀어놓고 있으면 시원한 바람이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면서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때론 엄마의 무릎 위에서 산들바람 같은 부채처럼 더위를 식혀주고 싶다.

어디에서든 존재만으로도 시원한 공기를 만들어주는 선풍기처럼 존재하고 싶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안의 시원한 바람을 품어야 가능할 것이다. 

너무 차갑지도 않은 산들바람 같은 느낌으로 더운 여름 없어서는 안되는 동반자 같은 선풍기의 삶을 닮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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