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구근 잘라 흙 덮으며
새봄 환한 모습 기대한다
화분 흙속에서 보낼
여름과 가을, 황량할 겨울이
걱정되고 궁금해진다
며칠 지나고
손으로 파내 확인하고 싶은 마음 굴뚝이다
때때로
상대의 꽃 같은 말보다
엉키고 엉킨 마음뿌리가
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이내 참기로 한다
끝내 믿기로 한다
가끔은
혼탁한 믿음을 여과분리하고 싶어진다
내 믿음의 농도
너의 마음의 순도까지도...
햇볕 비스듬히 옮긴 수선화 구근
화분에 얼굴을 가까이 한다
수선화 내음 맡고 싶지만
허락될 수 없는 바람임을 깨닫는다
새봄 수선화가 피면,
눈물 가득 흐려진 눈으로
믿음, 사랑, 생명이라
흙글씨를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