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팔찌

잊는 것은 지우는 것이다-

by Bellhoon

툭, 끊어지며 남긴 모습에 먹먹해진다

노란 팔찌 손위에 올려두고 망연히 바라본다

잊지 않겠다던 그해 봄

약속도 마음도 끊어진 듯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봄꽃이 질 때, 아니 피지도 못했을 때,

너희들은 꽃눈도, 꽃봉오리도 되지 못한 채

너희의 봄과 이별하였다


삼천 몇 백일을 손목에 차고

마음만이라도 너희를 보내지 않으려 했지만

허망한 세월은 그조차 허락지 않는다


제주의 노란 유채를 보기도 전에

빰에 스치는 제주의 바람을 쐬기도 전에

세월호 섬에 갇히게 되었다


어른들의 욕심과 무관심과 무성의함은

너희를 잃은 뒤에도 그대로이고

부끄러움은 몇몇의 몫으로만 남아

차마 별이 된 너희를 볼 수 없구나

봄이 슬픈 것은 너희를 잃었기 때문이 아니리라

마음이 아픈 것은 그리움이 넘치기 때문이 아니리라


밤마다 별이 되어

해마다 물망초 되어

나를 찾아온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REMEMBER 20140416




10년 넘게 손목에 차던 노란 팔찌가 끊어졌다. 미안했다 마음이 아팠다. 너희를 잃고도 반성하지 못한 우리는 이태원에서 우리 아이들을 별로 만들었다. 마른 눈물이 다시 흘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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