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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분홍소금 Apr 23. 2024

찬란하게 빛나는 인생

산에 올라 갔더니 화창하고 따스한 봄 날 답게  

눈 앞의 풍경이 온통 생명의 기운으로 찬란하게 빛났습니다.

나날이 울창해지고 있는 나무에서 웅건하고 활기한 기운이

뿜어져 나와 그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생명의 힘찬 기운으로 채워지는 기분이었지요.  



우리의 인생도 눈 앞의 풍경처럼 찬란하게 빛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떻게 해야 찬란하고 빛나는 인생이 될 수 있을까요?



지난 주일에 제가 섬기는  청소년 부에서는 특별 초청 강사로 우리 교회 집사님 한 분을 모셨습니다.

집사님은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생소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거물급 연예인이자 현역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입니다.

예배는 중등부 담당 목사님과 고등부 담당 전도사님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예배를 시작하기 전에 집사님의 활동 장면이 담겨 있는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목사님 : 여러분 동영상 잘 보셨나요? 여러분, 제가 중등부를 맡고 있잖아요. 집사님은 저희 중등부 학부형이시기도 해요. 

집사님의 아들이 중1이거든요. 저는 집사님 아들 샛별이가 사고 쳐서 집사님 집에 심방 가는 것이 꿈이에요. 

집사님 : 예배 시간에 목사 때려도 되나요?



이어서 목사님은 학생들이 미리 작성한 질문 몇 개를 대신 말씀 해 주셨습니다. 학생들의 질문입니다. 

목사님 : 집사님이 본 연예인 중에서 제일 잘 생긴 남자 연예인은 누구인지요?

집사님 : 사람마다 각자 다르게 개성 있게 잘 생겨서 누가 제일 잘 생겼다고 한마디로 하긴 어려워. 굳이 말하자면 조인성?

눈이 부셔. 목사님 전도사님 그 옆에 서시면 오징어 되세요.

목사님 : 집사님, 오랜만에 여기 오시니 어떠세요?

집사님 : 가슴이 벅차네요. 얼마나 거룩하고 피와 눈물이 섞인 공간인지 모르겠어요.목사님 : 성공 이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성공하면 어떤지 알고 싶어요?



집사님 : 여러분, 왜 성공하고 싶어요? 잘 먹고 잘 살고 싶어서? 여러분은 일 쪼금하고 돈 많이 벌고 싶지? 그런 일은 절대 없어,

성공? 온몸을 갈아 넣어도 그렇게 될까 말까야. 나는 내가 생각 했던 것보다 더 성공했는데 그때 엄청난 두려움이 몰려왔어.

그걸 유지 하느라 피 나는 노력을 했어. 너무 힘들었어, 그래서 그 맛을 알 수 없었어
그 때로 돌아가라 하면 가고 싶지 않아.


전도사님 : 학생들의 질문은 이것으로 하구요. 집사님 간증 짧게 부탁 드려도 될까요?


집사님 : 연예인이 오죽 힘들었으면 교회를 왔겠니? 진짜 힘들었어.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빠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 엄마가 우리 3 남매에게 다같이 쥐약 먹고 죽자고 했어. 먹고 살기가 막막했거든. 가난했는데 그 때 가난은 요즘 가난과 달랐어. 막내가 아기였는데 신생아 분유 살 돈도 없었어. 엄마가 돈을 벌어야 해서 엄마가 일하러 가면서 문을 잠가 놓고 갔어. 그 때는 의무 교육, 무상 교육이 아니라서 학교 보내기가 힘들었거든. 그리고 엄마는 5년 후에 재혼을 하게 되었어. 내가 중1 이었는데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 사는 것이 매일 불에 타 죽는 것 같았어.자살을 생각했어. 나는 자살을 할거야 하고 다녔어.

노래가 유일한 도피처였어. 노래하는 동안은 편안하고 행복했던 것 같아. 

중2 때, 모 프로그램에서 하는 대회 에서 1등을 했어

고3 무렵, 하나님 만났어. 그때 삶이 너무 힘들었어. CCM을 듣는데 음악이 들리는 게 아니라 눈물이 났어. 하나님을 만나고 구주로 영접하고 고3 내내 친구들을 전도 하는 일에 온 힘을 쏟았어.

하루에 10명 정도 정해서 계속해 나갔어.

대신 공부를 하지 않았지.

그때 이런 말이 있었어. 성경 많이 읽고, 기도, 전도 많이 하면 영어 방언이 터진다, 수능 모의고사 정답이 떠오른다, 하나님 내 인생 책임져주겠지 했는데 성적이 바닥을 쳤어. 

신앙이 꺾이더라. 이렇게 마음이 꺾일 수 있구나, 하는 것도 그 때 경험했어.


대학교 1학년 때 엄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 하나님을 저주했어.

엄마가 다니는 절에서 스님이 왔는데, 그 때 십자가 목걸이를 집어던지고

스님 바지 가랑이를 잡고 엄마 살려 살라고 했어. 엄마가 돌아가시고

3 남매가 이제 길거리에 나앉게 되었어. 

소속사에 들어갔어. 돈을 벌려고.

이 악물고 최선을 다해서 성공할 거야, 내가 성공해서 가정과 동생을 책임져야지, 했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성공했어. 그 이후는 좀 전에 살짝 얘기한 대로야.



집사님은 힘든 환경에 놓여 있는 고3 친구의 상담도 해 주셨습니다.

목사님이 보석이의 사연을 읽어 주셨습니다. 

보석이의 사연 : 엄마가 정신병원에서 퇴원(입퇴원 반복하다가)하시고 지금은 요양사 일 하십니다.(하루 3시간) 아버지는 일 안 하시고 집에 있어요.

고3 인데 알바를 3개를 하고 있고, 부모님 싸우고 엄마한테 계속 들볶이면서 부모님이 있는데도 유사 소녀 가장 노릇해야 하니까 집이 지긋지긋해요. 대학가서 빨리 독립하고 싶은 마음 밖엔 없어요.

무릎 아파서 병원에 가야 하지만 시간도 없고 번거롭기도 해서 아직도 가지 못하고 있어요.



집사님 :(친구를 불러내어) 보석이 이뿌네, 알바를 3개나 하는구나, 대학가야 하는데 알바를 그렇게 하면 어떻게 해, 언제부터 알바한거야? 돈 벌어서 어디다 써?

보석이 : 고1 부터 했어요. 알바 해서 적금 넣고 동생 학원비 주고 밥 사주고.

집사님 : 이미 생활 전선에 뛰어 들었구나. 여러가지 복합적으로 잘하고 있는 것을 넘어서 너가 해야 할 그 이상을 하고 있네, 
나중에 생색 날 건데,너 그러다 나처럼 돼. 가족들이 너만 바라본다고, 너가 소녀 가장으로서 훌륭한데 공동체에서 잘 나누면서 분별 잘 해야 될 것 같아. 네 힘과 너의 열심으로 '가장 노릇 해야지' 하면.몸과 마음이 다 무너져, 그게 계속되면 하나님이고 뭐고가 된다니까. 하나님 사랑해요?
보석이 : 모르겠어요.

집사님 : 지금 사는 게 어때? 힘들지?

보석이 : 안 힘들어요

집사님 : 안 힘들다고?
보석이 : 제가 안 힘들다 해야 그나마 안 힘들어요
집사님 : 너는 너가 하나님이네, 나랑 똑같구나, 내가 이러다가 28살 때 자살 시도했잖아

자살하려는 순간에는, 아바타2 봤지? 현실에서 없는 꽃과 환상적인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 저쪽에 가야 될 것 같다니까,
옥상에 올라가서 떨어지려고 하는데 남동생이 붙잡아서 살았잖아.
너는 사람이고 연약하고 게다가 고3 이야, 너 그렇게 버티다가 한방에 갈 수 있어. 
일도 많이 하지 말고, 적당히 하고, 공동체에 잘 붙어 가야 해,
파스타 집 알바 한다고 했지? 너 때문에 남이 망할 수 있어

보석이 : 왜 그러세요?

집사님 : 흔들리지 않는 강력함이네, 근데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데, 니 속은 너무 여려
보석아, 니가 없으면 안돼, 하나님이 너만 사랑하셔, 착한 사람 컴플랙스를 갖고 니가 잘한다고 네 가정이 살아나는 것도 아냐.
너무 애쓰면 안돼, 한편으로 애써야 될 것도 있지만,공동체 없으면 분별 못해
신약 구약 정신과 약 잘 먹어야 돼



집사님이 청소년부 학생들 모두를 향합니다. 

친구들 힘들지?

잘 하려고 하지 말고 뭘 바꾸려고도 하지마,혹시 친 부모가 학대를 해도 피투성이라도 살아있으면(겔 16:6) 하나님이 키우시더라고. 

우리 엄마가 19세에 나를 낳았어, 엄마가 낙태 했다면 대상도 못 타고 여러분 앞에 설 수도 없었겠지.

뱃속에 아이 있는 친구, 앞으로 생길 친구도 있을지도 몰라, 낙태 하면 안돼, 하나님이 그 생명 꼭 지켜주실 거야

그리고 그 생명이 여러분 인생을 어떻게 이끌고 갈지 몰라.

나는 우리 교회 온 지 16년 차에 자랑스러운 마을지기가 되었어.우리 교회 잘 정착하고 있었더니 40대에 마을지기가 되었네. 전부 마을지기 될 지어다. 내 꿈은 평원지기야 나는 아직 목 말라.  

하나님 안 믿고 성공 했으면 잠도 잘 못 잤을 거야.



자, 그럼  한별 친구 나와 볼까? 꿈이 가수 라구? 한 소절 만 불러봐, (한별 친구 노래 너무 잘함, 노래를 마친 한별이가 집사님께 세상 노래하면 세상으로 떠내려 갈까 봐 걱정이라고 함)



한별이가 세상 노래하면 세상으로 떠내려 갈까봐 걱정이구나?

세상 노래한다고 세상으로 떠내려 가는 게 아니고, 큐티 안 하면 떠내려 가. 큐티 해야 안 떠내려 가,가수는 할 수 있어.

너의 믿음이 확실해지면 하나님이 열어주셔, 좋은 가수 되면 이 아줌마를 잊지 마.



여러분, 시간 이 자리에 앉아있는 여러분을 하나님이 기뻐하실 거야

존재 자체로 하나님은 너희를 기뻐하셔,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잘 붙어 있으면 돼,나는 노수저야 수저가 없어, 하나님이 키워 주셨어. 하나님이 밥을 먹여 주세요. 여러분을 살려주세요.

그 믿음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에요.

잠시 나갔다 오더라도 돌아만 오세요.

함께해서 감사해요. 여러분이 찬란하게 빛났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이 마을지기가 되는 그 날을 바라면서 기도할게요.


집사님 덕분에 울다가 웃다가 하다 보니 어느 새 예배 시간이 끝났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집사님이 말한 '찬란하게 빛남'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집사님은 청소년들에게 예수님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왜 낙태 하지 말아야 하는지, 왜 하나님을 믿어야 하고 왜 공동체에 잘 붙어가야 하는지에 대해 설교 대신 자기의 삶을 나눠주셨습니다. 힘든 아이와 꿈을 가진 친구에게 조언과 격려도 아끼지 않았지요. 연예계의 한 분야의 대상 수상자가 아닌 우리 교회 16년 차 집사님의 삶의 나눔에 하나님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더불어 집사님도 태양 빛을 받은 달처럼 빛났지요. 


집사님은 우리가 세상에서 잘난 무엇이 되지 못해도 믿음만 있으면 찬란하게 빛나는 인생이 될 수 있다고 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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