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묻는 질문이 달라지면 좋겠다.

'위치'와 '가치' 그 중간 어딘가

by 이상한힐러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내가 심리치료 프로그램에서 환자들에게 자주 묻는 질문이다.


관련 주제로 환자들과 영상자료를 시청한 적 있다.

내용은 외국인과 우리나라 20-30대 청년에게 꿈이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 것이었는데,

답변들이 인상 깊어 지금까지 마음에 남아있다.


영상에서는 '당신의 꿈이 무엇입니까?' 질문에



외국 청년들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모르는 사람들과 못해본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도서관에서 읽어보지 못한 책을 다 읽는 것이요."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고, 고아들을 입양해서 키울 거예요."


우리나라 청년들은

"삼성맨?"
"공무원이요."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해서 안전하게 사는 것?"



차이가 극명했다.

애초에 누군가의 꿈을 두고 비교하거나 우열을 가릴 문제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뭔가 씁쓸한 뒷맛이 느껴졌다.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를 실천하겠다는 이상과

자신이 목표로 하는 '위치'에 도달하겠다는 현실.

이상과 현실 사이 괴리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 같았다.


물론 이러한 차이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지금 우리가 이 정도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생존'을 위한 현실문제에 '초집중'해왔던 결과이기에.


그래서일까.

우리는 꿈을 묻는 질문에도

당연하게 그 '위치'를 묻는다.


"우리 oo이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

당연하게 목적지가 설정되고,

전력으로 질주한다. 결승점을 향해.

그 너머 존재하는 행복을 위해

지금의 행복은 유보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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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나치게 한 종목만 집중한 몰빵 투자는

언젠가 큰 위험을 초래하듯

모두 같은 위치만을 추구하다 보니 탈이 난 걸까.


'쉬었음 청년', 'MZ세대 조기 퇴사'같은

기존에 보지 못했던 사회문제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변화가 필요함을

호소하는 것일지 모른다.


"힘들게 원하던 직장에 취업했지만 생각하던 것과 다른 것 같아요."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뭔가 잘못된 것 같아요."

"진짜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모든 이가 하나의 점을 향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승자와 패자로 나뉠 수밖에 없고,

결승점에 도착해서는 더 이상

나아갈 동력을 잃기 마련이다.


하다못해

모두가 SNS 1등 맛집을 향하더라도

누군가는 대기 순서라는 숫자에 좌절하고,

누군가는 밤샘 오픈런에 음식 맛을 보더라도

불만족과 허탈감을 느끼는 것처럼


이제는

이상과 현실

가치와 위치

이 둘 사이 어딘가

균형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


재테크에 올바른 분산투자가 필요하듯,

우리 삶과 미래를 위한 투자에도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꿈을 묻는 질문이 달라지면 좋겠다.

"우리 oo이는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어?"라는 물음에

'위치'와 '가치'가 모두 담길 수 있도록.


앞으로는

"우리 OO이는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라고 묻게 되길 바란다.


많은 이가 자기다움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나의 염원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