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가 생기면 하고 싶은 일 = 건강한 오늘을 사는 일

그리고 그 꿈은 그렇게 가닿기 어려운 꿈이 아니었어!

by 삶을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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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중인 뉴스레터 「함께하는 독학일기」에서, 단단 님은 ‘휴가가 생기면 하고 싶은 일’을 적다가 실은 지금의 삶이 이미 자신이 그리던 이상적인 삶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매일의 프리랜서 일상을 ‘성과’로 평가하느냐, 아니면 ‘즐겁게 몰입하는 시간’으로 여기느냐의 차이일 뿐이었다고.



뉴스레터를 읽고 나도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됐다.



‘나는 어떤 하루를 살고 있지?’



오늘 나의 하루는 이렇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와 남편의 등원·출근 준비를 돕고,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었다. 수요일은 오후에 내가 차를 써야 하는 날이라 남편의 출근길에 동행해 조수석에 앉았다. 남편이 사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집 뒷편 산책로를 따라 3km 러닝을 나갔다. 러닝을 마친 뒤 샤워를 하고, 책을 조금 읽고 글도 조금 썼다.



점심으로 오이 샌드위치에 토마토 수프를 곁들여 먹고, 소화를 시킬 겸 요즘 정주행 중인 드라마를 틀어두고 집 정리와 이불 빨래를 했다. 빨래가 돌아가는 동안 러닝하며 찍은 영상을 편집했다. 나처럼 무기력으로 고생하는 엄마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몰입해 편집을 하다 보니 어느새 아이 하원 시간.



로봇청소기를 돌려두고 유치원으로 향했다. 교실을 나와 신발을 신으면서 부터, 한 달에 한 번 있는 요리 수업에서 월남쌈을 어떤 순서로 만들었는지 종알종알 이야기하는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가방과 월남쌈을 챙겨 나왔다.



주 1회, 아이가 유일하게 다니는 학원이 있는 날이라, 아이를 뒷좌석에 태웠다. 새로 달아준 뒷좌석 선풍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세 학원 도착. 아이는 수업을 듣고, 나는 기다리는 1시간 30분 동안 이 글을 쓴다. 이름하여 ‘글 쓰는 수요일’.



아이가 선생님과 책을 읽고, 도전하고, 자기 이야기를 글로 쓰는 한 시간 반 동안 나도 함께 글을 써보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업로드하고 곧 수업을 마친 아이를 데리러 가면, 오늘 배운 '그릿(Grit)'에 대해 아이는 또 그 작은 입을 쉬지 않고 움직이며 이야기 할 거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근처인 남편 회사에 차를 대고, 오늘 저녁은 세 가족이 함께 외식을 할 거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와 아이를 재우고, 다이어리와 데일리 리포트를 쓰고 잠자리에 들겠지. 아니면 남편과 함께 드라마 정주행을 시작할지도 모르겠다. TV 시청은 우리 부부가 함께 공유하는 유일한 취미니까. 나는 뜨개를 하며 드라마나 예능을 한 편 본 뒤, 시윤이 옆자리로 가서 잠이 들 것이다.



참, 별거 없는 삶이다. 하지만 동시에 몸도 마음도 참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기도 하다.

뉴스레터 속 단단님처럼 나 역시 이미 원하는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저 이 삶을 즐기면 되는 걸, 성과가 없다고 조급해 하며 발을 동동 굴렀던 내 모습이 조금 안쓰러워졌다.



교직 생활이 힘들던 시절, 학교를 그만두면 하고 싶었던 일들이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운동을 한 다음, 기분 좋게 커피를 마시고, 독서도 하고, 가끔은 새로운 것을 배우며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돌보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 그리고 그런 하루를 보내고 싶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누는 것.



정신을 차려보니, 2025년의 나는 그 꿈을 이루고 있었다. '성과'가 없는 삶이라고 치부하며 스스로만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그러니 오늘 나의 하루를 힘껏 사랑해주어야지. 충분히 잘 살고 있다 응원해주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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