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까지 메뉴얼 전자책을 써보자!
신생아를 키운다는 건,
그냥 신생아와 함께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충분히 힘든 일이라는 걸
출산 전에는 몰랐다.
태어나면 그냥 다 알아서 크는 줄 알았지...
그냥 이전보다 잠을 좀 못자겠거니. 내 시간이 조금 사라지는 거겠거니 했다.
나는 육아에 대한 걱정은 저 끝으로 미뤄두고
"진통이 많이 아플까?"
"아기 머리가 크다니까 그냥 제왕절개를 해야할까?"
"불타는 수박을 낳는 기분이라던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출산에 대한 고민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했었다.
인터넷에도 출산에 대한 자세한 후기는 가득한데
육아가 얼마나 힘든지에 대한 후기를 별로 찾을 수 없었으니까.
(그걸 자세하게 쓸 시간이 없어서라는 걸 그 땐 몰랐지)
육아보다는 출산을 걱정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나는,
육아는 준비하지 않은채로 출산만을 준비한 초보 엄마였던 것이다.
14시간의 진통끝에 아기를 만나고,
이틀간 몸을 추스르고 조리원으로 넘어가서야 알았다.
뱃속에 있을때가 편하다던 선배맘들의 우스개 소리가 사실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 믿고 싶지 않았던 현실을 마주하고 나서 내가 매일같이 했던 건
수없이 생기는 질문의 답을 찾기위한 검색이었다.
말 못하는 신생아를 케어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우는 아기가 대체 왜 우는지 알 길이 없었다.
어디가 불편한건지, 어디가 아픈건 아닌지, 내가 알아주어야할 신호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아기가 짧은 잠을 잘 때면 산모인 내가 쉬어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마트폰을 붙들고 검색을 했다.
울음의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
그렇게 셀 수 없이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위해 검색을 하면서 생각했다.
육아에도 매뉴얼이 필요해!
그런데 그 경험담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둔 책을 구할 수가 없었다.
전문가들이 약 24개월간의 아기의 발달을 정리해둔 몇몇 육아서들이 존재했지만,
내가 궁금한건 그런 단편적인 이야기들이 아니었다.
사소하지만 아주 구체적인 것들이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오로는 대체 언제 끝나는 걸까?"
"아기 얼굴에 오돌토돌 뭔가 났는데 병원에 달려가야 하나?"
"아기가 턱을 덜덜 떠는데 추워서 그런건가? 아니면 문제가 있나?"
"분유는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 얼만큼 보충해야하는 걸까?"
내게 필요한건 오은영 선생님이 아니었다.
신생아 시절을 무사히 넘기게 해줄 옆집언니의 현실 경험담이었지.
그 책, 내가 만들어야겠어!
그렇게 선배맘이 알려주는 생후 100일까지의 육아 매뉴얼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힘들고 막막하던 현재의 나 같은 사람들에게 누군가는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