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ENTION : 청년창업 콘퍼런스> 토스 이승건 대표 강의
2018년 12월 1일
SOPT라는 대학생 연합 IT 벤처 창업 동아리에서 주최한 행사 <ATTENTION : 청년창업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그날의 초청연사였던 이승건 토스 대표의 이야기가 2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아서 펜을 들었다.
"너 토스 써?"
군대 휴가 나왔을 때로 기억한다. 친구들과 밥을 먹고 나오면서 들었던 질문이다. 한 명이 밥값을 다 결제했기 때문에, 그 친구에게 내 몫의 돈을 줘야 했다.
나는 은행 어플로 공인인증서 로그인 - 계좌번호 입력 - 비밀번호 - 보안카드의 절차를 거쳐서 돈을 보냈는데, 토스를 사용하는 친구들은 서로의 휴대폰 번호로 돈을 보내고 있었다.
"오...좋다ㅋㅋ나도 깔아야지"
세상이 바뀌는 것을 처음 접한 순간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이 회사가 1조 원의 가치를 가지고, 증권사를 직접 설립하게 될 줄은.
난 그저 5건의 무료 송금 이후 500원의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는 것이 전부일 줄 알았다.
매끈한 모습으로 사용자에게 보인 토스는 하루아침에 태어난 것이 아니었다.
토스 이전에 이승건 대표에게는 2억의 빚이 있었고, 실패한 8개의 프로젝트가 있었다. 토스 이후부터는 넘어야 할 벽들이 많았다. 그 당시 토스는 위법인 상태였다. 실제로 베타 서비스 오픈 후 4개월 만에 규제당국에 의해 폐쇄된 전력이 있다. 그리고 10억 원가량의 투자금도 필요했다.
토스는 위 시련들을 이겨내고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했다.
지금 '실패를 딛고 일어난 뻔한 성공스토리'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걸 가능케 했는지가 핵심이다.
이 사람이 포기하지 않는 원동력이 궁금했다.
부? 명예? 돌아갈 곳 없는 배수진?
이 대표는 서울대 치의예과를 나온 사람이다.
부와 명예는 이미 보장되어 있었다. 스타트업을 포기하고 다시 돌아가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대체 왜 실패를 무릅쓰고, 규제와 싸우고, 지금까지도 하루에 10시간이 넘게 일하고 공부하나.
"Integrity"
이승건 대표는 진정성을 강조했다.
이승건 대표는 기술 혁신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난 이후부터는 전혀 힘들지 않았다고 한다.
이 부분이 바로 아직까지도 잊히지 않고 계속 맴도는 지점이다. 좀 뜬금없었기 때문이다. 더 거창한 것이길 바랐다. 저 정도 다짐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진짜 무서운 부분은 정말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것이다. 늦은 밤 침대에서 누워서 슬쩍 생각한 것이 아니다. 그의 것은 확고한 신념에 가까웠다. 리더의 비전이자 카리스마다. 힘들면 적당히 하다가 접을 수도 있는데, 저런 야망이 있어야 줄기차게 실행해 나갈 수 있겠다. 너무 단순하지만 큰 기업을 일구어 내는 강한 원동력은 리더의 내적 진정성이었다.
진정성의 힘은 회사가 힘들 때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능력 있는 직원들이 다른 선택지를 마다하고 회사에 남아있을 이유를 선사해주기 때문이다. 세상은 혼자 바꾸는 것이 아니다. 리더의 뜻에 공감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힘이 동반되어야 가능하다. 확고한 진정성을 가진 대표라면 조금 힘든 상황이 오더라도 믿고 따를 수 있을 것이다.
저런 진정성은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자다 일어나 보니 슈퍼히어로급 능력을 선사받은 것도 아니고, 번개를 맞고 깨우친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이승건 대표는 공중보건의로 3년간 군 복무하던 때에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주로 100년이 넘은 고전들 위주로 읽었다고 한다. 그 와중에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고민을 계속했다. 강의를 할 때는 마치 번뜩이는 생각과 함께 위와 같은 꿈을 가졌다는 것처럼 말했지만... 그 뒤에 있었던 오랜 고뇌의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야망이 부럽다. 책을 더 더 읽으면서 흉내라도 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