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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규 Jan 11. 2023

누구나 잠들지 못하는 밤이 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불안감



사람은 많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두려움을 느낀다. 나 또한 그것들로 인해 각자 잠들지 못하는 밤이 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불안감에도 밤은 무심하게 내려온다. 



생각들은 길게 이어진 장벽 같다. 나의 세계와 너의 세계를 나누어버리는 국경처럼, 단단하게 나뉘어 절대로 결속될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국경의 가장자리에 서서 너를 바라본다. 장벽에 손을 올려본다. 차갑고 딱딱하고 축축하다. 이 너머에 있는 너를 느끼려 힘써본다. 너는 아무런 소리도, 아무런 기척도 없다. 



사라진 거야? 나는 망각하였던 두려움을 다시 느낀다. 처음부터 가지고 있지 않았음에도 가졌다고 생각했다면? 사실 이 너머에 너라는 존재가 처음부터 없었다면? 이 장벽은 두 개가 아니라 하나였으며, 오롯이 혼자서 쌓아 올린 거라면? 그것이 모두 나의 착각이었다면?



밤이 자꾸만 가까워질수록 두려움은 몸을 부풀렸다. 아마 오늘도 쉬이 잠들지 못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 해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장벽 위에 잠시나마 올려두었던 손의 온도는 영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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