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신갱이 Aug 28. 2021

제목 없음

1 무제

하늘을 자주 보기 위해

창문 쪽에 책꽂이를 두고

테이블을 하나 샀다


소파를 돌려 하늘 멍을 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한다


사는 게 바쁘다는 핑계로

인생에 소중한 걸 잊고 산다는 건

슬픈 일임을 알기에

아무리 바빠도 내가 부릴 수 있는

최소한의 여유와 사치를 부려본다


소소한 취미생활을 즐기던 내가

쌓여가는 취미만큼

늘어가는 취미 도구들을

차곡차곡 한쪽 서랍장에 정리해 두었다


식물을 기르고

그림을 그리고

책을 보고

사진을 찍고

사진첩을 만들고

다이어리를 끄적인다


나이가 들면 두려움도 많아지고

도전을 꺼려하고

무서움이 많아져

매사 소극적으로 변한다더니


나는 어쩐 일인지 모르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두려움보단 설렘이

도전에 대한 용기가

단축되는 삶의 시간속도만큼이나

생겨나니 너무 신기한 일이다


가끔 하늘 멍을 하다가

내 인생을 크게 바라보며 구름 단위로 덩어리 지어

보게 될 때가 있었다


내 인생이 저 하늘처럼 무한할 수는 없지만


인생에 어느 부분은 먹구름이 되었다가 뭉게구름이 되었다가 핑크 구름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한다



때론, 먹구름에 휩싸일지언정 나는 매일 다른 하늘과

맑은 해를 품는 하늘처럼 하루를 살고 매일을 꿈꾸고 언젠가 다시 한번 내 인생을 돌아보며 하늘을 볼 때면

저만큼은 아니어도 꽤 잘살았다 싶으면 될 거 같다


지금 행복하고 지금 꿈꾸고 지금 사는  것

그것만이 내 인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행복하자


20210828 토 하늘 멍 어느 여름날의 해를 보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