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작당모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샤 Nov 25. 2021

거부

< 작당모의(作黨謨議) 단열제 >




전 제게 오는 사람들을 밀어내지 않아요. 그들의 선택을 충분히 존중하기 때문이지요.

그 밤, 나에게 온 몸을 맡기는 그 여자도 그렇게, 그저 조용히 받아들이는 것 말곤 제가 더 할 일은 없었어요.

갑자기, 머리맡에서 누군가를 찾는 절규가 들려왔어요. 저는 직감적으로 그 여자를 찾는 이들의 목소리임을 알았어요. 그들의 자식들보다 바퀴벌레 자라는 속도가 더 빠르고 그들이 벌어오는 속도보다 그들의 자식들이 먹는 속도가 더 빠르고 그들의 자식들이 학교에 가는 날보다 몽둥이와 종이뭉치를 들고 소리지르고 집을 부수는 사람들이 그들을 찾아오는 날이 더 많아도 그들은 한결같이 웃으며 지내는 걸, 머리쯤에서 매일 지켜보며 흘러 왔거든요.

어떤 이상한 의무감이 제 깊은 곳에서부터 몸을 흔들어 큰 힘을 만들어내 여자를 밀어냈고, 이미 정신을 잃은 여자는 순순히 제게 온 몸을 맡겼어요. 눈물범벅이 된 남자와 그들의 자식들과 번쩍이는 차를 타고 온 사람들이 여자를 흔들어대고 제 일부를 토해내게 하는 것을 보고나서야 온 몸을 가득 채웠던 힘을 빼고 다시 흐를 수 있었어요.



"엄마, 엄마, 물이, 갑자기 위로 훅 올라왔어!"

제 옆으로 달리던 차 안 꼬마에게 괜히 찰랑찰랑 몸짓을 보인 덕에, 제 위에 누운 별빛들도 살랑살랑 함께 손을 흔들어 댈 수 밖에 없었어요.







단열제는 작당모의 매거진에서 준비한, '단 열 문장으로 소설을 쓰는 문학제'를 말합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신 분들께 미리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사진 출처: 글그램





4인 4색, 결 다른 사람들이 글쓰기 위해 모였습니다.

제대로 한번 써보자는 모의이며, 함께 생각을 나누며 어울려 살자는 시도입니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매거진에 글로 작당 모의할 예정이니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자, 그럼 수작(手作) 들어갑니다~, 큐!      

매거진의 이전글 센서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