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가변경과 계약의 확정성

총액계약에서 단가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계약의 본질이다.

by 조민우

계약은 ‘확정된 약속’이다

공공계약에서 단가는 단순히 가격표가 아니다.

계약을 체결하는 순간, 계약상대자는 내역서를 제출하고 발주청은 그 단가에 동의한다.

이 시점에서 단가는 법적으로 확정되며, 이는 총액계약의 본질과도 연결된다.

총액계약은 낙찰금액이 정해진 이상, 세부 항목의 실제 집행과 무관하게 계약금액이 그대로 유지되는 구조다.

따라서 계약 상대자가 경영상 어려움이나 원가 계산 착오를 이유로 단가 조정을 요구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모순이다.


제한된 예외만 존재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지방계약법」 제22조와 시행령은 물가변동(±3% 이상), 설계변경, 불가항력과 같은 제한적 사유에서만 계약금액 조정을 허용한다. 그러나 이는 법률이 특별히 정한 경우일 뿐, 계약상대자의 주관적 사정—예컨대 이윤 감소, 인건비 상승, 원가 산정 오류—등은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


작은 단가 차이가 만드는 큰 결과

예를 들어 휴지 100만 개를 구매하면서 단가가 10원만 올라간다고 해도, 총액 차이는 1억 원에 달한다. 단가의 변경은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계약 구조 전체를 흔드는 파급력을 지닌다. 그렇기 때문에 법은 단가 변경을 ‘극히 제한적’으로만 허용하며, 계약의 확정성을 지켜내고자 하는 것이다.


확정성을 지켜야 한다

계약은 본질적으로 ‘확정된 약속’이다. 총액계약 체계 아래에서 단가는 계약의 핵심이자 변하지 않는 기준이다. 단가 변경을 쉽게 요구하거나 수용하는 순간, 계약의 확정성과 공공재정의 안정성은 무너진다. 공공계약의 신뢰는 이 확정성을 지켜내는 데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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