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공무원의 꽃, 설계변경

과거의 그림자에서 미래의 균형점으로

by 조민우

과거의 인식, 왜곡된 출발점

한때 최저가 입찰이 공공계약의 기준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시대에 설계변경은 종종 업체와 발주처 간 유착의 출발점으로 오해받았습니다. 과소 책정된 금액을 만회하거나, 특혜성 증액을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오·남용되면서 “설계변경 = 비리”라는 낙인이 찍힌 것이지요.


설계변경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현장은 언제나 설계도면대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지질·용수·지하매설물 등 예측 불가한 현장조건

법령 개정이나 기준 변경으로 인한 공법의 변화

발주기관 필요에 따른 추가 공사 또는 특정 공종의 삭제


이러한 상황에서 설계변경은 문제 해결을 위한 합법적 절차이며,

감독공무원의 전문성을 증명하는 가장 중요한 무대입니다.


설계변경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

설계변경은 단순히 내역서를 고치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수많은 복잡한 검토와 협의가 뒤따릅니다.

낙찰률 배제 항목
국민연금보험료, 산재보험료, 품질관리비, 안전관리비 등 일부 항목은 낙찰률 적용이 배제됩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승률 계산이 필요하며, 잘못 반영될 경우 막대한 예산 차이가 발생합니다.

변경 요율의 시점 반영
설계변경이 이루어진 시점마다 달라지는 요율을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기존 금액에는 당초 요율을 적용하고, 증가분에는 변경 당시의 최신 요율을 반영해야 하는데, 이 기준을 잘못 잡으면 곧장 감사 지적 대상이 됩니다.

신규 비목의 단가 협상
당초 내역서에 없는 공정이나 품목이 발생하면, 낙찰률을 곱해 산정하는 기본 방식 외에도 발주기관과 계약상대자 간의 단가 협상이 불가피합니다. 협상이 지연되거나 불합리하게 진행되면 사업 전반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착공 시 미흡했던 내역 검토의 후폭풍
설계변경 검토 과정에서 착공 단계에서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던 내역서나 서류들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추가적인 보완 업무가 발생하고, 담당자는 이중·삼중의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


꽃에는 가시가 있다

이처럼 설계변경은 수많은 요소가 얽혀 있는 까다로운 절차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정밀하게 수행한다면 예산 낭비를 막고 품질을 보장하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안일하게 처리하면 곧장 감사·소송·예산 손실의 씨앗이 됩니다.


설계변경은 감독공무원의 가장 빛나는 권한이자 동시에 가장 큰 책임입니다.

아름다운 꽃이지만, 그 속에는 예리한 가시가 숨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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