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은 '특혜'인가, '효율'인가

: 행정 편의와 절차적 정의 사이의 외줄타기

by 조민우

공직 사회에서 '수의계약'은 양날의 검이다.

외부에서는 이를 종종 투명성을 저해하는 특혜의 온상으로 보지만,

실무 현장에서는 이보다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행정 도구도 없다.


모든 계약을 일반 입찰이라는 기계적 공정성에 맡기는 것이 과연 정답일까?

쏟아지는 집중호우로 무너진 제방을 복구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40일간의 입찰 공고 기간을 지키는 것이 진정한 공정일까?


수의계약은 행정의 '기동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특정 지역의 지형을 가장 잘 아는 업체, 혹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원천 기술을 보유한 파트너를 선택하는 행위는 특혜가 아니라 행정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결단이다.


하지만 이 결단에는 늘 '책임'이라는 무거운 꼬리표가 붙는다.

감사의 서슬 퍼런 칼날 앞에서 담당자는 늘 고독한 외줄타기를 한다.

"왜 하필 이 업체였는가?"라는 질문에 논리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

효율을 위한 노력은 순식간에 부정부패의 혐의로 둔갑하기 때문이다.


결국 수의계약의 정당성은 담당자의 '기록'에서 완성된다.

단순히 법령 몇 조 몇 항에 근거했다는 나열을 넘어,

해당 업체의 특수한 기술력, 시급성, 그리고 다른 대안이 없었던 이유를 치밀하게 입증해야 한다.


수의계약은 비난을 피해 숨어야 할 음지가 아니라,

담당자의 전문적인 안목과 행정적 판단력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양지가 되어야 한다.


절차적 정의를 넘어선 실질적 정의를 구현하는 것,

그것이 바로 수의계약이라는 도구를 쥐고 있는 공무원의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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