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놀이

조카가 남자아이라서 그런가...

by 미카

조카와 레고놀이를 하면 보통 조카는 집 만들기를 좋아한다. 집만들기를 좀 찍어놓았으면 좋으련만 보통은 만들고 부스고 하다보니 그렇지도 않게 된다. 꽤 괜찮게 만든 것 같기도 하고 레고로 집짓기는 이렇게 쉬운데 왜 내 집 짓기 혹은 내 집 사기는 이렇게 어려운가 하는 생각을 한다.


조카가 집 짓기보다 더 열심히 하는 것은 레고로 집을 다 만든 후에 인형놀이를 하는 것이다. 조카와 집 짓기 놀이는 늘 어떤 식으로 구성이 되냐면 집에 친구들을 모두 초대한 후 갑자기 도둑이 들어오거나 하는 식이다.

그렇다. 도둑이 출현한다. 악당이 출현한다. 그런데 조카는 경찰보다는 악당의 역할을 하고 싶어하는 듯하다. 왜일까. 빌런에 마음을 주는 것은. 원래 보통의 남자아이들은 다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거나... 악당이 나타나는 레퍼토리는 결국 보통 이런 식이다. 악당이 갑자기 나타나서 내 조카인형을 데리고 감옥(?;;)에 간다거나 하는식이다. 감옥이라는 것은 아마도 악당의 아지트, 불온한 장소 이런 느낌의 것인 거 같다. 납치 역할극을 하는 것일까? 잘 모르겠다. 어쨌든 경찰이 조카인형을 악당인형에게서 구하고 악당인형은 감옥에 남겨둔 채 역할극은 끝난다. 보통의 이야기라면 이렇게 끝나면 좋은데 그러나 악당이 계속 계속 부활한다는 것이 조금은 힘든 포인트이다.


그리고 쓰레기차가 마을 사람들은 괴롭히러 오는데 괴롭힌다기 보다 사람들을 다 치고 지나간다. 혹은 조카가 열심히 지은 집에 화재가 일어난다. 갑자기 잔잔하고 평온한 마을에 클라이막스부터 등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은 걱정이 되는 것이다. 조카의 뇌가 이미 도파민에 절여진 것은 아닌가. 클라이막스 부분만 재연하는 이 모습이 잔잔한 일상을 견디기 힘든 그런 뇌가 되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그런 걱정말이다.

그래서 쓰레기차가 마을사람 치고 가는 에피소드를 겪고는 언니에게 진지하게 말한 적도 있다. 한 번 검사를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이것도 어쩌면 아이에게는 낙인일 수 있는데 어쨌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낙인이고 나발이고 우선은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마음 때문에 이러한 생각을 했다.


그래도 조카는 우선은 건강하게 크고 있는 것 같다. 레고놀이도 어떤 날은 내가 바라던대로 인형들과 싸움이 나도 서로 화해하고 건강하게 끝이 난다.


그런데 그냥 한 번은 생각해본다. 내가 너무 ‘올바름’이라는 것에 대해 선입견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아이들이란 그냥 이런 상황도 저런 상황도 그냥 한 번 시험삼아 해 볼 수 도 있는 것인데 너무 내 생각에 빠져서 걱정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어떤 육아 관련책을 읽었는데 4살짜리 아이가 ‘동생이 죽었으면 좋겠어’ 라는 말을 하는 것도 정상 범위라고 했다. 그 나이때의 아이에게는 따로 표현할 언어도 없고해서 강한 방식으로 그냥 말을 한다는 것이다. 훈육을 어떻게 하라고는 따로 내가 못읽은 것인지 안 써있던 것인지 기억은 안난다.


다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조카의 성장의 면에 있어서 너무 혼자서 깊이 생각하지는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극단적으로 혹.시.나. 조카가 문제가 있을지라도 교육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회규범과 규칙과 법으로 사회의 시스템을 잘 따르는 사람으로 교육한다면 그 또한 훌륭한 사회구성원으로서 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조카를 잘 교육시키고 싶다. 건강한 사회인이 되기를 바란다 조카야.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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