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를 갔어요.
오늘은 언니가 청소를 한다고 해서 조카와 데이트를 다녀오기로 했다. 조카녀석이랑 데이트코스는 내가 다 짰다. 그래도 내가 조카에게 일정에 동의를 구하기는 했다. 다이소에 갔다가 공원에서 놀다가 슈퍼에서 장을 보고 오는 일정이다. 어쨌든 언니가 청소를 해야 하니 집 밖으로 둘이 손잡고 나갔다. 조금 일정이 바뀌긴 했다만 어쨌든 출발했다.
조카는 조금 꼬순내가 났다. 어제 안씻고 잔 탓이다. 조카는 땀이 많고 또 샤워를 하루 안하면 바로 꼬순내가 난다. 강아지 발바닥에서 나는 바로 그런 꼬순내다. 짜식이 씻자고 해도 안 씻고 그래서 그냥 같이 나갔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는데 조카는 이제 5살인데 뛰기도 아주 잘했다. 점점 커져가는 녀석이 신기하기도 하다. 예전에 백일, 돌 이럴 때도 있었는데. 신기한 녀석.
같이 횡단보도에서는 마구 뛰었다. 그랬더니 녀석이 잘 달렸다. 조금만 더 어렸을 때는 녀석을 안고 갔어야 하는데 이제는 잘도 뛴다. 우리 동네는 뭐랄까 횡단보도 건너는 길이 험난한데 이건 조금 행정센터나 이런 곳에 건의를 해야하는 것이긴 한 것 같다. 쨌든 마의 횡단보도를 건너 다이소를 간다.
조카는 다이소에서 신나게 구경하고는 결국 티니핑 퍼즐을 골랐다. 조카의 제일 좋은 쇼핑세계는 지금 다이소 내지는 이마트이다. 백화점을 가보긴 했지만 그곳은 잘 안 데려가는 편이다. 나중에 조카가 엄청난 명품의 세계를 알면 조카가 좌절할까. 20대의 나처럼 그렇게 가질 수 없는 것에 그렇게 자존심 상하면서 속상해 할까. 토끼털조끼를 사입지 못한 나처럼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대학수업을 들을까. 그렇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돈 때문에 자존심 상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모가 엄마가, 충분히 애정을 담아서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줬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미 명품을 입을 수 있는 것은 그들의 부모가 가진 애정일지언정 나와 언니의 애정 또한 다름없는 것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하는 맘이다.
어쨌든 다이소에서 쇼핑을 하고서는 나와서 카페로 갔다. 스초생을 하나 사서 원하는 딸기를 먹인 뒤 나는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조카는 카페의 의자에 앉으면 테이블에 손이 안닿아서 서서 다이소에 산 퍼즐을 맞췄다. 녀석이 처음하는 퍼즐인데도 꽤 잘했다. 기특한 녀석. 너가 어떻게 자랄지는 몰라도, 어쩔 때 내가 너를 마치 악마처럼 여길 때도 있지만 너는 내 조카야 내 피를 나눈 조카야. 짜식.
그리고서는 조카랑 카페에서 나와서는 슈퍼를 가려고 했는데 녀석은 자꾸 생활용품점으로 가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손 잡고 들어갔는데 녀석이 돌아다니는 와중에 그걸 보았다!! 초코송이!! 녀석이 제일 좋아하는 과자이다. 그래서 조카가 잘 먹는 김 낱개봉지로 담긴 것 큰 것으로 한통을 사고, 초코송이 6봉지 들어있는 것을 사고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조카와의 데이트가 재미있었다. 그리고 조카가 돌아오면서 한 말이 너무 좋았다. 조카야. 조카는 무슨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 그랬더니 조카가 세가지나 말해줬다. 음 음. 나는 엄마가 예쁘다고 할 때 좋아. 그리고 친구가 같이 놀자 하면 좋아. 그리고 엄마가 드라이브 가자고 하면 좋아.
물론 조카가 이렇게 정확하게 말한 것은 아니다. 몇 번의 확인 끝에 이런 말을 한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도 저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맨 처음에 나는 ‘친구들이 엄마 예쁘다고 하면 좋아’로 알아들어서 언니한테 그렇게 이야기해주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하하하. 어쨌든 무슨 말이든 너가 좋아한다니 꼭 해줄게. 조카야 우리 예쁜 조카야 같이 드라이브 하러 놀러가자. 이모랑 같이 가자. 다음에도 또가자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