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은 크리스마스무대에서도 조카는 옆을 먼저 봤다.

공연 후에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by 미카


은찬이가 무대에 선 다른 아이들을 어색한 듯이 쳐다본다. 노래가 나온다. 선생님께 배운대로 율동을 하면서도 은찬이의 눈은 계속 옆으로만 향하고 다른 아이들이 안무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한 눈치였다. 자기만 다를까봐 긴장한걸까.


공연은 너무 귀여웠다. 은찬이 포함 다른 유아들 모두 포함해서다. 다만 계속 다른 친구들을 의식하며 춤을 추던 은찬이의 모습. 왜 자꾸 앞을 보지 않고 이 작은 무대에서도 자꾸만 눈치를 살피니.


그래도 은찬아, 너는 무대에 서있구나. 이렇게 멋진 모습을 하고 말야. 어른이 된 이모는 말이지 더 이상 그런 무대에 설 일이 없을지도 몰라. 그냥 그런 것을 받아들일 지점도 이모는 된거지 이제와서야.


사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마음 한쪽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어. 너가 주인공이면 했다. 그냥 너가 제일 멋지고 빛나고 최고의 공연을 한 아이였으면 했어.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 너는 계속 주위를 의식했잖아 은찬아. 그런데 거기서 다 자란 이모의 모습도 한 번 본걸까. 눈치보는 이모. 다른 사람의 이목에 신경쓰는 이모의 모습 말이야.


그래서 오늘 공연을 보고나서 이모는 그냥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라. 그럼에도 이런 기회가 생긴 너가 부럽기도 하고 말이지. 이런 기회가 진정 생긴다면 이모는 과연 너처럼 그래도 무사히 공연을 마무리 해낼까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


이모는 너의 공연을 직접 못 보고 Zoom으로 참관했지만 너의 작은 몸짓들을 하나하나 다 지켜봤어. 컴퓨터 너머의 은찬이가 어떤 마음을 지녔을지 상상하면서 지켜봤어.


그래도 잘했어.

이따 집에 오면 웃으면서 반겨줄게.

무대에 서는 일보다 무사히 내려오는 일이 더 어렵다는 걸

이모는 이미 알고 있으니까.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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