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찬이 안녕?

너에게 밤편지를 쓴다.

by 미카

은찬아. 이모야.

은찬이가 글자를 읽을 수 있는 나이가 되서, 그냥 이모가 쓰는 글을 알게 된다면,

그게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좀 당황스러울 것 같기도 해.

그리고 은찬이가 좋아할지 싫어할지 어떨지도 잘 모르겠어.

나중에 커서 '이모! 이게 뭐야! 창피해!'

이러면서 글을 숨겨달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은찬아. 저번에 이유없이 너가 울었을 때 그 때 이모는 진짜 마음이 안 좋았어.

너가 커서 그 때의 일을 기억할까.

일부러 짜증이 나서 징징거리는 줄 알았는데, 정말이지 엄마가 지칠 때까지 울더라 그날은.

그냥 이유도 없이 그렇게 서글프게 울더라 그 날은.

너 왜 그랬어? 이모도 지금 생각하면 눈물이 날 것 같은데 너 왜 그랬니.

어린 애가 이유도 설명도 않고 왜 그냥 그렇게 울었을까.


상실이라는 단어를 알지 모르겠어 네가.

상실.

무언가 잃어버리게 되는 것.

그런 마음 너도 아는 걸까.


그런데 말야.

이모는 조금씩 힘을 내려고 해.

그래서 이모는 은찬이랑, 조금은 거리를 두고 힘을 다시 내려고 해.

그런 마음도 은찬이는 이해를 할까.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것도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걸 은찬이가 알까.

그걸 몰라서 괜히 요즘에 이모한테 더 미워보이게 구는걸까.


이모가 두 발로 튼튼하게 서 있을게 일단은 말야.

일단은 건강한 어른으로 먼저 살아볼게.

은찬이를 잘 케어할 수 있도록.

그래서 벌써 조금씩 거리두기하는 이모마음도 이해해줘.


은찬아 잘자.

도망치듯이 이렇게 말하는 이모가 미안해.

함께 있을 때는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자. 잘자렴 아가.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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