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업을 하다보면 많은 회사와 관계를 맺는다.
여초회사와 남초회사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이건 유전적으로 각인된 본능에 따른 차이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여초회사는 예를 들어 병원이 있겠다. 간호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여초회사이다.
남초회사의 대표적 예로는 제조업이다. 운수업도 범주 안에 들어가겠다.
그렇다면 여초회사와 남초회사의 가장 큰 차이를 어디서 느낄 수 있는가?
나는 노동조합과 관련된 업무를 할 때 그 차이를 가장 크게 느낄 수 있었다.
다들 알다시피 병원은 군대식 문화가 있다. 간호사들은 상명하복을 한다.
간호부장, 간호과장, 수간호사, 평간호사로 이어지는 수직 구조하에서
업무 지시 및 교육이라는 전문적 권력 하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그리고 여초는 자기편과 남의 편의 구분이 비교적 명확하다.
대학병원을 예로 들어보자. 수많은 병동과 과가 존재하는데,
한과는 보통 같은 노동조합으로 이뤄져있다. 즉 1병동의 간호사들은 전부 A노조 소속이고
2병동의 간호사들은 전부 B노조 소속이다. 한 개 병동에 두 개의 노동조합원이 존재하는 경우는
그닥 흔하지가 않다.
그리고 여초의 특징은 "장"과 대화를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병원의 체계는
결국 군대식 체계이고 맨 위에 있는 간호부장의 지휘 아래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간호부장과 '쇼부'를 치면 그 밑은 알아서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오히려 노무사 업무의 면에서는 여초의 직장이 남초의 직장보다는 수월하다.
왜냐하면 소수만 상대하면 되기 때문.
반면에 남초회사는 그렇치가 않다. 본능적으로 각인되서 무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본능,
그 때문일까.
노동조합의 위원장은 항상 공격 받는 자리다. 우두머리 숫컷이 약점을 보이면 끌어 내리고
자기의 세를 이용해 그 자리를 노리는 숫컷 사자의 무리를 보는 것과도 같다.
일반화하지말라고? 그런데 내가 본 대부분의 회사들은 정말 저 기준이 잘 작동한다.
여초는 장에게 수긍하고 남초는 장에게 반기를 든다.
그래서 남초에서는 "장"과 합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 합의에 어떤 문제가 있으면
다른 "장 후보"들이 공격하여 노무사 입장에서는 할 일이 배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