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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녕 Nov 11. 2021

공모전 수상!

공모전에 낸 글이 상을 받게 됐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으나

하루에 몇 차례나 남겨지는 광고성 전화겠거니 넘겨버렸다.

다음날 무얼 하다 모르게 전화를 받아버려

순간, 지겨운 상품 설명을 또 들어야 하나 싶어 인상이 찌푸려졌다.     

 

수화기 넘어 예상치 못한 반가운 소식에 화가 꺾인다.

어떤 것이든 수상만 한다면 원이 없다 생각하며 제출했던 공모전.

주관 측에서 내게 최우수상 수상 소식을 알렸다.     

시상식 일정으로 의견을 물어보셨으나

뭐든 가능하다 가릴 것도 없이 언제든 좋다 수월히 답했다.   

  

짧은 전화를 끊고, 앉은 채로 마음을 가다듬는다. 

아가를 낳고 실은 별다를 일 없이 맞이한 하루가 또 지나간 하루 같던 일상.

이처럼 기쁜 소식이 던져질 거라 진심으로 내다보지 못했다. 

조금 전까지도 제법 움직임이 활발해진 아가와 씨름하며 모르게 앓는 소리를 내고 있었으니.   

   

어쩌다 웹에 올려진 공모전 소식을 접하고 

경험한 여행 후기를 적어내는 형식이니 

육아를 하면서도 가능할 거라 스스로를 설득해가며 조금은 간절한 마음으로 시작한 문장.  

   

한 번에 긴 시간을 붙잡지 못해

중간중간 아가의 울음으로 멈춰 조각조각 흩어지려던 나의 글.

틈만 나면 달려와 여기저기 산만하게 뿌려진 문장들을 매끄럽게 이어 붙이려던 

나의 노력을 토닥여주는 것만 같아 지쳐있던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한편, 마음에 꽉 차는 결과물이 아니라 부끄러운 감정이 솟아

사람들의 축하가 쏟아질수록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좀 더 괜찮고 잘 다듬어진 글을 남겨야겠다 바짝 긴장이 되기도 한다.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던 글을 쓰는 꿈.

이번 기회를 통해 좀 더 용기를 가질까 한다.

그래도 영 나쁘지 않은 글을 쓰고 있다는 위안이 됐으니. 

전공과, 그리고 그간 해왔던 일과 다른 방향으로 가려는 내게

늘 응원의 말을 던지는 곁의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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