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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루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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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녕 Oct 06. 2021

오래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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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8. 8. 


생각지 못해 좋았고, 오랜만이라 또 좋았으며, 좋은 사람이라 더 좋더라.


그것이 얼마 만에 온 것이든, 무엇을 위해 온 연락이든 중요치 않다.


군더더기 없는 몇 마디의 대화 끝에

지겨운 퇴근길을 지나 너에게로 간다.


서로에게 새겨진 기억으로 네가 일찍 올 것이라는 걸 알았고,

하나의 반대도 없이 꽤 괜찮아 보이는 곳으로 같은 발을 옮긴다.


그동안의 네가 궁금하고, 그동안의 내가 어떠했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만의 하루도 버거워지는 요즘, 어떤 이유로 너의 이야기는 이토록 궁금할까.


그 옛날 함께 있었던 시간으로 다시금 건너갔다 되돌아오기를 반복하지만 하나 어지럽지 않아 즐겁다.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냥 네가 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세상에서 꼭 그렇게 잘 지내고 있구나.


예뻐 고맙고, 찾아주어 또 고맙고, 계속 좋아 더 고맙다.


눈앞의 네가

하루 속 여기저기에 걸쳐진 피곤한 사람이 되지 않았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렇게 더 좋아질 뒷모습을 본다.

끝까지 손을 흔들어봐도 아쉽기만 하다.

어색해 차마 못 뱉을 말이지만 벌써 그립다.


네 덕분에 하루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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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던 일기를 찾았다. 

누굴 만났기에 이리도 즐거웠나 한참을 떠올린다.

이미 4년이나 지난 시간이라 꽤 애를 먹었지만, 대상이 밝아지고 나자 그 하루가 선명히 기억난다. 


미소와 함께 떠오르는 친구라 다행이다. 

여전히 가깝고, 서로에게 소중하니 마음이 좋다.


자주 볼 수 없는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으나

필히 그를 만나야겠다는 다짐 또한 변함없으니 곧 마주 할 수 있겠지.


늘 아프지 말고 건강하길, 덕분에 든든한 마음으로 하루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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