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킥, 다른 카드

by 정일원
▲ 사디오 마네와 에데르송 골키퍼의 충돌 장면 / 사진: SPOTV 중계화면 갈무리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서 나왔던 아찔한 파울들에 대한 심판 판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서로 비슷한 상황에서 나온 파울이었지만 한 경기는 레드카드가 주어진 반면, 다른 한 경기에선 옐로카드로 그쳤기 때문.


지난 9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경기에서 사디오 마네는 전반 37분 전방으로 뿌려진 스루패스를 받기 위해 전력 질주를 했다.

오로지 공에만 시선이 쏠렸던 마네는 공을 따내기 위해 발을 뻗었고, 공을 걷어내려 한 에데르송 골키퍼의 머리를 강타하고 말았다. 해당 상황을 정면으로 목격한 주심은 마네를 향해 곧장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마네 퇴장 이후 수적 열세에 빠진 리버풀은 맨시티에게 내리 4골을 내주며 0-5 대패를 당했다. 레드카드가 나오기 전까지 리버풀은 마네를 주축으로 한 빠른 역습으로 맨시티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경기가 끝나고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패널로 활동하고 있는 게리 네빌은 “마네는 공에 시선을 집중했다. 충돌은 우연하게 발생했다”고 레드카드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반면 제이미 케러거는 주심의 레드카드 판정이 옳은 결정이었다며 팽팽히 맞섰다.

▲ 맷 리치와 알피 모슨의 충돌 장면 / 사진: SPOTV 중계화면 갈무리

11일 자정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7-20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 시티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4라운드 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으나 결과는 사뭇 달랐다.


후반 4분경 뉴캐슬의 맷 리치가 알피 모슨과의 경합 과정에서 공을 따내기 위해 발을 뻗었고, 발은 그대로 모슨의 얼굴을 향해 날아들었다. 다행히 리치의 발은 모슨의 팔을 스쳤지만, 지난 마네의 퇴장 장면이 오버랩되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마이크 존스 주심의 판정은 레드카드가 아닌 옐로카드였다. 비록 마네처럼 얼굴을 직접 가격하지는 않았지만, 리치의 행위는 상대 선수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였다. 파울을 범한 리치는 바로 전날 있었던 리버풀과 맨시티의 경기를 회상하며 스스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리치는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어제와 똑같은 상황이었다. 나는 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고의성은 없었다. 옐로카드로 끝나서 기쁘다”고 밝혔다.

결국 뉴캐슬은 후반 31분 자말 라셀레스의 결승골로 스완지를 1-0으로 꺾었다. 만약 리치가 해당 파울로 옐로카드가 아니라 레드카드를 받았다면, 수적 열세로 인해 승리는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주심의 일관성 없는 기준에 영국 현지 언론들은 앞다투어 마네와 리치의 파울을 비교·분석해 보도하고 있다.

스카이스포츠의 패널로 활동 중인 앨런 파듀 전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은 심판 판정의 일관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리치의 파울이 마네의 파울보다 훨씬 더 위험했다”고 덧붙였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심판 판정에 항의를 하는 선수에게 엄중한 제재를 가하는 등 심판의 권위를 위해 힘쓰고 있다. 그러나 일관성 결여된 판정이 연이어 나오면서 애써 확립한 권위를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는 형국이다.

애초에 심판 판정이 일관되고 명료하다면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선수들은 자연히 줄어들 터. 세계 최고의 축구리그 구성원답게 심판들이 공정하고 정확한 판정을 위해 노력한다면, 그들의 권위는 엄격한 징계가 아니라 선수와 팬들에 의해 '어련히' 세워지지 않을까.


2017년 9월 11일자 베프리포트 해외축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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