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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일원 May 05. 2020

무관중도 서러운데... EPL 하위권 팀들의 절규

프리미어리그, 남은 일정 ‘무관중+중립 경기장’ 재개 움직임

▲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0개 팀들은 홈에서 44.8% 승률을 보였다. / 사진: 영국 스카이스포츠 갈무리

하위권팀이 상위권팀을 꺾는 이변은 대부분 하위권팀의 안방에서 벌어진다.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주는 홈팬들은 ‘12번째’ 선수라 불릴 정도로 축구경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영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2019-20 시즌을 잠정 중단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시즌 마무리를 위한 기지개를 켰다. 아직 구체적인 일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난주 리그 측과 20개 구단 대표자들간 화상회의서 시즌 마무리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잔여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논의된 ‘8~10개의 중립 경기장에서 남은 92경기를 치르자’는 안건은 몇몇 구단들, 특히 피말리는 강등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하위권 구단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홈에서 44.8% 승률을 보였다. 어웨이 승률은 30.2%로 홈에서 경기를 했을 때 약 15% 정도 승리할 확률이 높았다. 스카이스포츠는 홈 승률이 높은 이유로 열성적인 홈팬들의 응원, 이동거리 감소, 익숙한 환경을 꼽았다.            

▲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홈에서 따낸 승점 비율 / 사진: 영국 스카이스포츠 갈무리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홈-어웨이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팀은 현 꼴찌인 노리치 시티다. 노리치 시티는 승점 21점 중 무려 73%를 홈구장인 캐로우 로드서 따냈다. 노리치에 이어 아스톤 빌라(71%), 에버튼(69%), 토트넘(65%), 본머스(64%), 왓포드(64%), 브라이튼(64%)이 뒤를 이었는데 빌라(19위), 본머스(18위), 왓포드(17위), 브라이튼(15위)은 현재 치열한 강등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하위권팀들이다.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53%)을 비롯해 2위 맨체스터 시티(54%), 3위 레스터 시티(55%) 최상위권 세 팀은 홈, 어웨이서 비교적 고루 승점을 따냈고, 4위 첼시의 경우(48%) 오히려 원정서 더 많은 승점(52%)을 벌었다.

최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의 폴 바버 CEO는 “2019-20 시즌의 중요한 이 시점에서 중립 지역서 경기를 치른다면 리그의 공정한 경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남은 9경기 중 5경기가 홈구장인 아멕스 스타디움서 펼쳐질 예정이었는데, 5경기 모두 힘든 경기들이지만 그중 4경기는 유럽 최고의 빅클럽들과의 경기다”라며 중립 경기장 시즌 재개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브라이튼의 경우 현재 9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강등권(18~20위)과 승점 2점차인 15위를 달리고 있다. 9경기 중 5경기가 홈경기인 브라이튼의 입장에선 중립 지역서 경기가 진행되면, 강등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후반기 일정서 홈구장 이점을 누릴 수 없다. 더욱이 브라이튼의 2019-20 시즌 잔여 홈경기 상대는 아스널, 맨유, 리버풀, 맨시티, 뉴캐슬이다.            

▲ 코로나19 이후 유럽 전역서 치러진 무관중 경기는 총 11경기로, 관중이 있었을 때(1.45점)보다 무관중일 때 홈팀의 평균 획득 승점이 1.55점으로 높았다. / 스카이스포츠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럽 5대리그를 비롯한 대부분의 축구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현재까지 유럽리그서 ‘무관중’으로 치러진 경기는 총 11경기다. 스카이스포츠의 통계에 따르면 같은 매치업, 같은 경기장을 기준으로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렀을 때 홈팀이 획득한 승점은 평균 1.55점이다. 홈관중이 있을 때 홈팀이 획득한 평균 승점은 1.45점으로 오히려 0.1점 더 낮았다.


스카이스포츠는 “해당 통계는 홈관중 유무가 홈경기장 이점에 결정적인 요소라는 통계적 사실에 반한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너무 작은 표본이라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통계를 고려하면, 홈구장에서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EPL 하위권 팀들로서는 ‘무관중 홈경기’와 ‘무관중+중립 경기장 경기’는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인 것이다.

일부 하위권팀들은 2019-20 시즌을 강등팀이 없이 마무리할 경우 중립 지역 경기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는 “2019-20 시즌 챔피언십(2부리그) 강등팀이 없을 경우 2020-21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2부리그서 승격한 2~3개 팀을 포함해 총 22~23개 팀이 경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위권팀들이 1부리그 잔류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바로 천문학적인 중계권료 배분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국내 및 해외 중계권료 수익을 구단의 순위 및 생방송 횟수 등에 따라 차등 분배하는데 17위 턱걸이 잔류만 해도 엄청난 액수의 중계권료 수익을 분배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프리미어리그 측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 오는 7일 영국 정부의 봉쇄조치 관련 발표 이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2019-20 시즌 프리미어리그가 어떠한 형태로 재개될지 해외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20년 5월 5일자 베프리포트 해외축구 기사 갈무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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