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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일원 May 13. 2020

엄마

태초의 융합(融合)처럼

사진: pixabay

엄마

​물 흐르듯 살라고 하셨다
누군가 툭하고 내던져지거든
한없는 맑음으로 돌보라 하셨다
삶이란 본디 위에서 아래로
점점 떨어지고 내려가는 것이니
불안해하지도 조급해하지도 말라 하셨다


더러는 순리를 거슬러 오르기도,
더러는 지나는 이의 다리를
흠뻑 적셔보기도 하라 하셨다
아등바등 부단히 애써
파도를 흉내내지도,
저 높은 하늘을 흠모하지도 말라 하셨다


그저 길 따라 흐르는 물이면
족한 것이라 하셨다
흘러 흘러 더 이상
내려갈 곳 없을 때는
태초의 융합(融合)처럼
당신께서 다시 품어주겠다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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