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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일원 May 18. 2020

나니의 ‘살벌한’ 귀갓길 with 퍼거슨 감독

맨유 출신 나니, 퍼거슨 감독 '헤어드라이어' 경험한 일화 공개

▲ 맨유 이적 초창기 퍼거슨 전 감독과 얽힌 일화를 공개한 나니 / 사진: 맨유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아래서 전성기를 보냈던 루이스 나니가 퍼거슨 감독과의 일화를 공개했다.


17일(현지시간) 나니는 맨유의 팟캐스트를 통해 맨유 이적 후 초창기 퍼거슨 감독의 이른바 ‘헤어드라이어’를 경험한 사연을 털어놨다.

나니는 “풀럼전으로 기억한다. 당시 우리는 페널티킥을 얻었는데, 나는 자신감이 넘쳐서 전담 키커인 라이언 긱스에게 내가 페널티킥을 차겠다고 했다. 그런데 실축을 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라커룸에서 퍼거슨 감독은 나니를 향해 “네가 누구라고 생각하냐? 누가 너더러 페널티킥을 차게 했냐?”고 으름장을 놨다. 이어 퍼거슨 감독의 헤어드라이어는 곧장 긱스를 향했고, 퍼거슨 감독은 긱스에게 “왜 나니에게 페널티킥을 차게 했냐?”고 호통쳤다.

포르투갈 출신인 나니는 영어가 미숙해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차츰 영어 실력이 늘고 대화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 나니였다.

나니는 “초창기에는 실수를 하거나 뭔가 잘못했을 때 아버지처럼 그를 무서워했다”며 “영어로 나를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 그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때부터 감독님이 나에게 더 다가와 주셨고,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셨다. 나 역시 감독님이 어떤 사람인지 깊이 알게 됐다. 그때 나는 젊었고 다루기 힘든 성격이었는데, 감독님은 모든 연령, 성격의 선수들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2007년 스포르팅 리스본을 떠나 맨유에 입성한 나니는 8년간 230경기에 출전해 40골 7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15년 맨유를 떠난 뒤 터키, 스페인, 포르투갈을 거친 나니는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올랜도 시티서 커리어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끝으로 나니는 페널티킥을 놓친 그날의 ‘살벌한’ 귀갓길을 언급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감독님과 저는 가까운데 살았어요. 그래서 가끔 함께 기차를 타고 런던으로 이동했죠. 감독님의 부인과 가족분들은 감독님을 기차역에 내려주곤 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감독님을 데려다줄 운전사가 없어서 감독님은 자신을 태워줄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을 찾았어요. 마침 제가 감독님을 데려다주기로 했는데, 그날이 풀럼전 페널티킥을 실축한 날이었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감독님은 차 안에서 저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어요. 너무 불편했죠.”


2020년 5월 18일자 베프리포트 해외축구 기사 갈무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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