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리 관중석에는 쿠르투아-히튼 못지않은 골키퍼가 있었다

by 정일원
2017-02-13 13;50;09.PNG ▲ 애슐리 반스의 강슛을 막아낸 번리팬 / 사진: SPOTV 중계화면 갈무리

12일(한국시간) 터프 무어에서 펼쳐진 2016-20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번리와 첼시의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난 가운데, 관중석에서 영웅으로 등극한 번리팬이 있어 화제다.

상황은 이랬다. 전반 19분 번리의 애슐리 반스가 조지 보이드와 원투패스를 주고받은 뒤 아크 정면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빗맞으면서 뜨고 말았다. 축구공은 관중석을 향했고, 어른 품에 안긴 한 아이 쪽으로 날아들었다. 그대로 두면 반스의 무게가 실린 묵직한 공이 아이의 얼굴을 강타했을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번리의 관중석에는 톰 히튼(번리)과 티보 쿠르투아(첼시) 못지않은 훌륭한 골키퍼가 있었다. 아이의 바로 뒤편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한 남성이 완벽한 펀칭으로 공을 쳐낸 것. 그는 속도가 붙은 공에서 끝까지 시선을 떼지 않았고, 자신의 오른손으로 미래의 번리팬을 지켜냈다.

22963_11244_458.jpg ▲ 리그 선두 첼시와 1-1 무승부를 기록한 번리 / 사진: 첼시 공식 소셜미디어 갈무리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를 비롯한 현지 매체는 이 훈훈한 광경을 두고 “관중석의 한 번리팬이 영웅으로 등극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다른 번리팬들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든 영웅이 망토를 두르는 것은 아니다(Not all heroes wear a cape)”, “첼시전 진짜 영웅은 따로 있다”며 아이를 구한 남자를 치켜세웠다.


팬들이 연출한 훈훈한 광경에 힘을 얻었을까. 번리는 전반 24분 로비 브래디의 프리킥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리그 1위 첼시를 상대로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기며 홈경기 무패(5승 1무) 행진을 이어갔다. 축구장의 영웅이 꼭 피치 안에만 있으라는 법은 없다.


2017년 2월 13일자 베프리포트 해외축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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