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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준 호 Jul 04. 2024

AI시대, 책의 따뜻한 감성이 중요

강북구 수유시장 옆 수유프라자 5층에서 16명의 예비 출판창업자들은 치열한 출판학습을 진행 중이다. 예비 출판인들은 강북여성인력개발센터의 ‘1인 출판사 창업’ 과정 168시간을 수강하고 있다. 이 과정은 필자가 만든 브랜드인 '1인 1책' 과정으로 시작되었으나, 2023년부터 ‘1인 출판사 창업과정’으로 정립되었다.     


2024년 6월 말, 16명의 예비 출판 창업자들과 함께 2024 서울국제도서전을 탐방했다. 20년 경력의 1인출판사 대표 부스도 방문하여 간담회를 갖고, 책을 구매하며 출판사 저자와 출판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정부의 열악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2030 세대의 젊은 독자들이 많이 찾았다. 최근 ‘텍스트힙’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Z세대의 소셜 미디어인 틱톡에서 해시태그(#) ‘북톡(booktok)’을 검색하면 수십만 건의 게시물이 뜬다. 영상의 홍수 속에서 젊은층들이 텍스트를 중시하고 책읽기가 멋있다고 보는 것이다.      


삼성동 코엑스 서울국제도서전을 마치면서 ‘당신이 콘텐츠다’를 모토로 한 1인 1책 프로젝트를 되돌아보았다. 사람마다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보자는 캠페인은 2006년부터 시작되어 이제 18년이 되었다. 그 동안 시대의 변화 속에서 종이책을 펴내자는 다소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이어온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종이책을 통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세상에 전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기록을 남기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소통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특히 종이책은 디지털 미디어가 제공하지 못하는 따뜻한 감성과 촉감을 통해 독자와의 깊은 교감을 가능하게 한다.     


종이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책을 손에 들었을 때의 무게감, 페이지를 넘길 때의 사각거림, 종이의 따뜻한 질감은 독서 경험을 풍부하게 한다. 종이책은 디지털 매체와 달리 물리적으로 존재하기에 손때가 묻을수록 그 가치는 더해진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형태로 남아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 이러한 종이책의 매력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런데 2022년 11월, 챗GPT가 등장하면서 대화형 AI가 출현했다. AI로 책을 쓰고, 다양한 업무에서 AI가 활용되며, 각종 직업이 AI로 대체되는 시대가 왔다.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출판에서 AI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것인가란 자문을 해보았다.     


AI 기술의 발전은 출판의 여러 측면에서 놀라운 혁신을 가져왔다. AI는 글쓰기 도우미, 편집,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가들을 도울 수 있다. 필자는 1인 1책 캠페인에서도 AI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AI는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출판 과정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준다.     


하지만 AI는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일 뿐이다. AI 기술이 더해지면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더 풍부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으며, 출판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지만, 결국 인간이 총감독이고 AI는 부분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각자 개인의 특수한 경험과 이를 풀어낼 스토리가 있다. 이는 AI가 따라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바로 이 점이 AI의 책쓰기와 글쓰기가 인간을 따라올 수 없는 지점이다. AI의 기술을 받아들이자. 하지만 인간의 창의적인 설계도 관점에서 보면 AI의 기술은 부분일 뿐이다.      


인간의 특별한 경험을 종이책의 감성과 연결하는 것이 바로 1인 1책 캠페인의 본질적인 요소라고 본다. 강북 1인 출판사 7기분들과 오늘은 커피 한잔하면서 ‘AI 시대 출판의 방향성’을 한번 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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