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1책 기획노트
책으로 나만의 브랜드 갖기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 시인의 ‘꽃’ 중에서
널리 알려진 김춘수 시인의 <꽃>이다. 이 시를 낭독할 때마다 어떤 대상에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그 대상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온기를 주고, 살아나게 만드는 고귀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하나의 대상과 개념에 이름을 짓고 스토리를 만들어 네이밍을 해주는 행위가 바로 브랜드 만들기이다. 책을 쓰는 것은 어떤 장점이 있을까를 20년 넘게 고민하면서, 책 쓰기와 브랜드 만들기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주변에 책을 쓰며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저자들이 많다. 나 역시 1인1책 브랜드를 만들며, 그 가치와 영향력을 체험해 왔다.
국내 출판 에이전시 분야의 1세대인 나는 17년 전 사업을 시작했을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출판사들은 기획진행 분야를 출판사 영역으로만 간주해 무시하는 경우가 많았고, 저자들은 출판 에이전시의 장점에 대해 늘 의문을 가졌다. 출판사와 저자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였다. 그러나 한 권, 또 한 권 기획출판을 해가면서 제안한 출판기획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여러 성공사례가 나오면서 17년간 작가 에이전시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던 중 2012년 김용원 작가를 만났다. 글쓰기 지도와 강사로 생업을 이어가던 김 작가와 함께 <알함브라 궁전으로 가는 길>, <소>, <내일의 너를 믿어봐> 등을 작업했다.
어느 날 김 작가 가족과 식사 중에 가족 중 한 분이 1인1책이라는 용어를 꺼냈다. 전 국민이 한 권의 책을 쓰자는 나의 캠페인 취지에 맞는 용어였다. 그때부터 나는 모든 책쓰기 활동의 프로그램 이름을 1인1책으로 명명했다. 특히 SNS에서 1인1책 이름으로 활동한 이후 더 많은 성과로 이어졌다.
이렇게 1인1책의 전도사로 활동하다가 2016년에는 <1인1책 베스트셀러에 도전하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 출판 이후 브랜드의 가치는 더욱 올라갔고, 사업도 더 활발해졌다.
나는 1인1책 브랜드를 만들기 전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1인1책 사무실에는 내가 기획했던 책들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다. 방문하는 손님들은 이 책들을 보고 대개 놀라며 ‘이렇게 많이 기획출판을 해봤다면 내 책을 맡길 만 하겠구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사무실 밖에서는 작가 에이전트 김준호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많은 기획출판 경험과 책쓰기 코칭을 해왔지만, 브랜드가 없으니 주목받지 못했다. 한 분야에서 열심히 내공을 쌓아 실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홍보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모든 책쓰기 프로그램에 1인1책을 붙이고, 페이스북 1인1책 페이지를 만들고, 사무실에 1인1책 현수막을 걸고, 여행할 때 배낭에 1인1책 깃발을 꽂았다. SNS에서 화제가 된 1인1책 모션도 만들었다.
그 결과 17년이 지난 지금, 1인1책 에이전시는 활기에 차 있다.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을 겪는 출판계의 한복판에서도, 출판의 기획부터 집필, 편집과 마케팅에 이르는 종합서비스체제를 구축했다. 출판계를 넘어 지식생태계라는 더 큰 바다로 나가 출판계의 사람들과 함께 성과를 내고 있다. 1인1책 일대일 코칭을 받은 사람들은 책을 내면서 비즈니스에 도움을 받고 있다.
책을 낸다는 것은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에 뛰어드는 것이다. 처음 책을 냈다고 브랜드가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한 권씩 저술 목록이 쌓여가면서 해당 분야의 전문작가, 전문가로서의 브랜드가 쌓여간다. 결국 이름 석자를 갖고 책이 나가는 브랜드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신의 콘텐츠를 SNS에 올리고, 책을 써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