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내가 근무했던 공장은 안성에 있었다.
공장에서 가끔 칫솔, 세제 등이 필요할 때면 안성 계동이라는 곳에서 사왔는데, 시골인데 시골 같지 않은 풍경이 참 좋았다. 특히 노을 질 때는... 공장에서의 내 현실을 잊게 해줄 만큼 황홀했다.
공장 덕분에 잘 알게 된 안성.
그곳에 있던 이 350평 대지와 단독주택은 2회 유찰되어 최저가가 2억 6,525만 원이었다. 감정가의 50% 가격이다. 그래서 너무 아까웠다... 정말 너무 아까웠다.
경매 공부할 때 수익성 좋은 다른 아파트들을 볼 때면, 지금 돈이 없어도 나중에 다른 아파트로 투자를 할 수 있지만, 이 물건은 내가 꿈꾸던 나의 사업을 이룰 수 있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물건 분석을 해보았다.
임차인이 없는, 소유자가 점유하여 사용하는 물건이었다.
말소기준일 이후로 모두 소멸되어 인수할 것도 없는 아주 깨끗한 물건.
다만, 물건상세명세서에 매각제시외 물건인 컨테이너는 포함되지 않아 채무자와의 협의가 필요했다. (내보내거나 값을 매겨 사면 된다.)
실제 입찰 결과는...
이 물건은 안성 시골임에도 총 13명이 입찰했다. 이 정도의 입찰자 수는 경쟁력이 어마어마했던 것을 말한다. 나는 매각 기일 일주일 전에 이 물건을 찾았는데, "나만 알겠지... 누가 이런 시골의 물건을 대책 없이 사겠어? "라며 혼자 3억 원 정도에 모의 입찰가를 산정했다.
그런데 이 물건은 일주일 뒤 3억 6,510만 원에 낙찰되었다.
그래도 단순히 안성이고, 시골이고... 등등 정말 초보자답게 경쟁력이 떨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이번 입찰자 수에 깜짝 놀랐다. 저번 구미 모의입찰에도 스무 명이 넘는 경쟁자가 있었는데, 숨은 경쟁자를 간과해선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나의 꿈을 잊지 말자
정말 아름다운 이곳.. 나는 만약 이 물건을 낙찰받았다면 목공소를 운영하는 상상을 했다.
넓은 창고형으로 공간을 분배해서 가족들, 연인들, 친구들이 와서 가구를 만들어가는 그런 공간.. 또 푸른 정원이나 풀밭을 만들어 시골 파티장을 만들고 싶었다. 시골 웨딩도 하고, 여러 주제의 시골 파티도 하는 그런 공간...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언젠가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그때까지 실력을 쌓자!
그날 밤..
낙찰 결과를 확인하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다. 3억 6천만 원. 내가 산정한 금액보다 6천만 원이나 높은 가격. 그 돈을 쓴 누군가도 나처럼 노을 지는 안성 계동을 상상했을까. 아니면 단순히 숫자로만 봤을까. 궁금했다. 그 사람의 꿈도.
역시나 오늘도 경매 사이트를 켠다. 안성이 아니어도 좋다. 350평이 아니어도 좋다. 언젠가 내 손으로 직접 입찰 서류를 제출하는 날을 위해. 그날까지 계속 공부하자. 포기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