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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소다 Apr 19. 2023

밤새 조용히 신음하는 어깨

꿈꾸는 당신 - 마종기 시인

난 유투브를 볼 때 댓글도 같이 본다

사람들 반응을 보는 것을 즐기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애잔한 플리를 듣던 중 댓글에서

내 인생 시를 발견했다.

 바로 종기 시인의 '꿈꾸는 당신'이다.



꿈꾸는 당신 - 마종기 시인


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

당신은 어디서 구해 빈 터를 채우는가.

내가 덮어주지 못한 곳을

당신은 어떻게 탄탄히 메워

떨리는 오한을 이겨내는가,


헤매며 한정 없이 찾고 있는 것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 곳에 있기에

당신은 돌아고 돌아고 하는가

어느 날쯤 불안한 당신 속에 들어가

 속 깊이 숨은 것을 찾아주고 싶다.


밤새 조용히 신음하는 어깨여

시고 매운 세월이 얼마나 길었으면

약 바르지 못한 온몸의 피멍을

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내는가.


쉽게 따뜻해지지 않는 새벽 침상

아무리 인연의 끈이 질기다 해도

어차피 서로를 다 채워줄 수 없는 것

아는지. 빈 가슴 감춘 채 멀리 떠나며

수십 년의 밤을 불러 꿈꾸는 당신.



이 시를 처음 읽었을 때

눈물을 흘렸다.

시라면 항상 지루해하던 내가

나이를 먹었나 생각도 해봤지만,

이유를 몰랐다.


여러 번 시를 곱씹어 보고 나니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마종석 시인은 시를 통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나만의 세계로 나를 이끌었다.

그러곤 그 속을 유유히 거닐며

시로써 말을 건넨다.


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
당신은 어디서 구해 빈터를 채우는가

이 시의 화자가 나 자신이라고

생각했을 때 더 많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마음속 약을 바르지 못한 멍이 든 상처는

나 스스로 해결해낼 수밖에 없음을,

그리고 나만이 위로할 수 있음을 깨닫고 나니

절로 마음이 평온해졌다.


내 마음의 평안을 선물한

마종기 시인에게,

 다시금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짧은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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