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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소다 Apr 17. 2023

내향을 사랑해내고야 말았다

스스로 자책했던 I


세상에는 크게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외향적인 사람

내향적인 사람


재미있게 표현하면

외향적인 사람의 특징은

'밖에서 에너지를 얻고

집에서 에너지를 쓴다'


내향적인 사람들의 특징은

'집에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밖에서 에너지를 쓴다'


사회(밖)에서의 삶에 대해

 이 특성을 비유해 보면,

외향이 자가발전기라면

내향은 사용기한이 정해진 건전지랄까


나는 건전지다

그것도 사용기한이 아주 짧은.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외향적인 사람이 되고자 했다.

그것이 사회에서 원하는 인간이라고 여겼다.

그래서인지 내면의 행복을

원동력으로 하는 나의 세상은

항상 자책하는 삶 그 자체였다.

밖에서의  내 사용 횟수는

정해져 있는데

사회의 기준은 너무 높았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두루두루 지냈으나

내가 원하는 것만큼의 위로나

만족은 이뤄지지 않았다.

소수의 친구들만이

나와 함께 했던 것이

그 이유 때문이었을 거라 생각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외향적인 사람이기 위해

애써 학습한 인간관계 방법도

활용해 보았으나 ,

활동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는

항상 지침, 힘듦 그리고

공허한 영혼의 갈증만이 남곤 했다.


왜 나는 외향적이지 못할까?

스스로 자책하고 상처 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향적인 게 나쁜 걸까?'

사회적인 기준에 맞지 않는 것이

꼭 나쁘기만 한 걸까?


답은 나 자신에게 있었다.

내향적이면 좀 어떠하랴?

누가 뭐라든 결국 내 인생이었다.

온전히 살아내야 하는 것은 나의 삶,

나의 내면에는 생각의 우주로 가득 차 있다.


외향적인 사람은 그 자체로 삶이며

내향적인 사람도 그 자체로 삶이다.


내향의 삶 그 자체로 인정하고 난 뒤

난 나로서 존재했다.

나 자신을 탐구하고 휴식하며

안정감을 느꼈다.

책을 읽고 사색, 명상하며

행복감을 느꼈다.

다큐멘터리를 보며

흥미를 느꼈고

역사를 보고

가슴으로 울기도 했다.

사회의 옷에는 맞지 않았지만

내 마음의 옷은 꼭 맞았다.


자신이 내향적이라고 자책하지 말자

온전히 살아내면

그것도 인생 아니겠는가?


휴직을 결심하고 나서부터 든 생각은

내가 만족하는 마음의 옷을 입고

내향 그 자체를 누릴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때 비로소 나는 나의 내향을

사랑해 내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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