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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소다 Apr 26. 2023

휴직으로 직장에 찾아온 변화

시발점인가?

휴직을 결심했던 1월 초 어느 날

윗분과 면담을 마치고 난 그날 저녁,

다른 동료의 휴직 결정을

알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그 사람은

내가 휴직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우연히 윗분의 연락으로

나도 휴직을 결정했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무언가 짠 듯한 모습?

당황스럽지만 그렇게 되었다.

(심지어 휴직일자도 동일해서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둘? 의 휴직 결정은

직장 동료들에게 귀감이 되었나 싶다.

그동안 입 밖으로 꺼내는 것조차

터부시되는 것의 활로를 뚫은 것이다.



한 달 전 다른 동료의 휴직 결정을 들었다.

가족을 구성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한다.

애국자다.

원하는 바 꼭 그렇게 되길

마음속으로 바랐다.


엊그제 다른 동료의 휴직 결정을 들었다.

그의 사유는 '너무 힘들다'였다.

이미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한계치를 넘었고

이를 통제하지 못하기에

휴직을 결심했다고 한다.

작년 8월부터 시작된 업무과다는

어디에선가 진작 터질 때가 되었으나,

참아가며 꾸역꾸역 일했나 보다.

격려로 자신을 되찾고 오라고 전했다.


그리고 오늘 또 다른 이의 휴직결정을 들었다.

직장을 그만두기 전까지 직업을 구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으려 한다 했다.

평상시에도 업무 능력을 우수한 사람이라

한참을 응원해 줬다.

지금과 같은 태도라면

어디서든 성공할 사람이기에

크게 걱정이 안 되는 사람이었다.




직장을 망하게 하려던 건 아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가 아니어도 잘 돌아갈 것이다.

만약 이 조직이 누군가의 휴직들로

잘 돌아가지 않는다면,

매우 심각한 시스템 결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 시스템의 결함으로

휴직, 퇴직, 전업을 결정하는 이가 많아

곧 심각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조직의 시스템 결함이 있는 것을

알고도 방치하는 조직은,

반드시 어디가 터져야만이

무언가 하는 척이라도 한다.


나는 직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시스템이 꼭 터지길 바란다.

고름이 차면 그 고름을 터트려

새로운 살이 자라나게 해야 한다.

이미 썩고 고여버린 결정권자들의 행태에

혀를 두르지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휴직 밖에 없다.

그것이 유일한 활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의 진급, 주변의 시선 따위는 괜찮다.

새로운 시작 앞에서

무언가는 버리고 가야 하니까 말이다.


주저리주저리 휴직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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