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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말로도 텔레마케터를 아프게 할 수 있다?!

<2025년엔 조금이라도 작아지길...^^;>

by 명랑처자
아빠랑 새벽운동 중에 한 컷

매일 회사를 그만둬야지 하며 다니던 어느 날이었다. 우리 팀원 중에 한 명이 갑자기 울면서 헤드셋을 던지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러고 나서 주변의 모든 팀원들은 '어떤 클레임일까?!' 하며 달래주지도 못하고, 콜을 소화하며 궁금해하고 있었다. 따라가서 위로라도 해 주고 싶어도 콜 대기를 안 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 사이 팀장님은 해당 팀원을 찾아 자초지종을 듣고 나름의 여유시간을 넉넉히 시간을 주며 바람을 쐬러 다녀오라는 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일이라는 게 간혹 목소리만으로도 '심장 떨리게 협박을 당하기도 한다' 아무리 경력이 쌓여도 심장의 떨림은 동일하다. 왜냐하면 다음 콜을 받을 준비는 없는데도 바로 콜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텔레마케터 업무에 있어서 아주 조금이라도 심장의 떨림이 잠잠 해 져야 매일 쌓이는 스트레스가 빵~하고 터진 후 사직서를 등장시키지 않으려면 말이다.


이렇게 감정노동자라 불리는 이 직업은 예전에 비해 고객들이 리얼한 욕은 안 해도 전화를 안 끊고 말도 안 되는 요청사항을 뿜어낸 후 고객들이 답변시간을 지정해 준다. 정말 이런 일이 가끔 발생하면 빠른 속도로 내 귀를 씻고 싶어진다. 그 순간만큼은 그들의 마음이 세상에서 가장 더럽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며칠 동안은 '잠들기 전부터 일어날 때까지' 그 사람의 목소리가 계속 귀에 맴돌기 때문에 당연히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는 상황을 겪게 된다. 워낙 협박조였으니까 말이다.


그 어떤 일들을 해소한다 해도 잊힐 수 없는 상태가 되니 말이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요청 건에 대해 본인의 시간에 맞춰 전화하라고 해 놓고, 아웃바운드를 하면 다른 고객의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잘 들어보면 본인의 사무실에서의 목소리였다. 그 순간 소름이 제대로 온몸을 감싼다. 그래서 난 날 위해 병원에 가서 진료상담도 받아보고, 혼자만의 여행을 가기도 했다. 내가 이 직업을 지속적으로 해야 되는 상황이니 어쩔 수가 없다. 진료상담결과는 다행히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의사 선생님이 진료가 끝나고 따로 '이 직업을 계속해야 되는지'를 물어보셨다. 난 '당연하죠~밥벌이인데... 해야죠~^^'라고 대답했다.



-제9화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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