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들이 왜 내 침대 위에 있을까 ㅋㅋ
조카들이 태어나고 의사표현이 가능할 때부터 내 방 안에서의 규칙이 하나 있었다.
'본인 집에서 이젠 갖고 놀지 않는 인형을 가져와야 개수대로 고모의 물품들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녀석들은 인형은 두고 가도 내 장식품은 절대 가져가지 않는다. 간혹 너무나 갖고 싶은 게 있다면 외상을 해 준다. 다음 방문 시 꼭 가져오는 것이다. ^^
위와 같은 상황에서 모은 인형의 수는 어마어마했다. 친구네서 온 인형과 함께하니 더더욱 많아졌다.
그래서 난 '당근'에 올렸고, 배우자가 어린이집을 한다고 하시는 분에게 드렸다. 작별하게 된 인형들은 그리울 테지만 이대로 뒀다가는 인형가게 내야 할 판이라 그렇게 보내줬다.
앞에 보이는 피겨들은 남자 조카가 잠시 맡아달라고 하며 내 방 침대 위에 두고 간 거다.
하지만 이젠 가져가지도 않는다. 어렵게 샀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나의 침대에서 모두 싸우는 자세로 비좁게 서 있다. 그리고 '베르나르 뷔페'의 광대가 되어버린 하나의 그림이 이 녀석들을 향해 은근히 쳐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