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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프라이

앞으로 잘 먹느냐 아니면 앞으로 절대 안 먹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by 명랑처자


계란프라이




그날도 다른 날과 같았지만 식당선생님으로 불리는 '늙은 여우'가 나오는 날이었다.

요즘 따로 나한테 자꾸 말을 걸어 짜증이 안 그래도 나 있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대표와 원장이 먼저 식당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오늘의 메뉴는 '콩나물 비빔밥'이라고 했다.

나도 고추장을 넣어 비비려는 그때 '계란프라이'를 나만 빼고 두 분한테 드렸다.

순간 화가 나는데 이 화를 어떻게 진정시키지 하며 꾸역꾸역 먹었다.

어떻게 하면 '계란프라이'로 사람을 차별할 수 있을까?!

지가 뭔데 그럴 수 있을까?!

차라리 계란이 넉넉하지 못하면 모두 주지 말던가.... 아니면 따로 부르던가?!

아니면 이렇게까지 아부를 하고 싶었다. 이해할 수 있는 단계는 끝난 지 오래됐다.

다들 원래 저런 사람이라며 참으라고 말씀주시던 동료들이 있었기에 나도 참을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건 당일의 그날은 화가 나면서 짜증이 제대로 났다.



진짜 어린 나이였으면 짜증 나서 눈물이 났을 수 있다.

그 정도의 차별로 말이다. 먹는 걸로 이렇게까지 차별을 하다니....

간덩이도 부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래서 별거 아닌 상황에서 '사람 인이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라는 말이 있나 보다.

'계란프라이'로 이 대우를 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상대하기 싫어졌고,

말하기도 싫어졌다.



자다 일어나서 출출하던 찰나에 문득 생각이 났다.

자야 하는데 잠은 안 오고 '계란프라이'만 생각이 났다. 이런 식으로 계속 생각나게 될 상황이 너무 화가 났다.

짜증도 아닌 화를 바로 표시 냈었어야 했었는데 정말 어이없는 상황이라 참았던 나 자신에게도 짜증이 난다.



그래서 여전히 '늙은 여우'사냥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아직까지도 짜증이 제대로 나 있는 상태다.


앞으로 2탄 '피자'사건도 이어지는데 사람들이 어이가 없어서 그냥 내버려두는 어이상실의 스토리다.

그래도 난 한마디라도 했다. 하지만 지가 쏜 것도 아니면서 아주 그냥 'ㅈㄹ'이었던 시간이었다.

도대체 별 거 아닌 '계란프라이'로 사람을 차별하더니 이번엔 피자로... 나 원참~



인생 최대의 욕을 해 줄 수 있는 상태라서 내일을 기대해 본다.

그렇다고 내일 사직서를 던지러 가는 건 '늙은 여우' 때문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냥 그렇게 살다 그렇게 죽어라'라고.... 절대 들리지 않게 빌어본다.



계속 일하고 싶지만 다른 이유로 퇴사를 서둘러 본다.

10월엔 황금연휴가 있는 달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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