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조직개발 워크숍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얻은 단상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사내의 몇몇 부서에서 요청 주신 Small Group Workshop이 있어서 바빴던 여름이다.
사내에서 각 조직이 직면한 다양한 이슈를 듣고 나름의 솔루션으로 워크숍을 설계해서 진행하는 경험이 쌓이다 보니, 특정한 주제로 모듈(module) 화하여 프로그램을 세팅할 수 있게 되었다. 애초에 각 부서에서 서로 다른 니즈를 받아 만들어진 교육/워크숍 과정이 시간이 지나 약간의 범주화 과정을 거쳐 통합되어 정규 과정처럼 정리된 것.
현재 내가 사내에서 진행하는 On-Demand 프로그램들을 대략 정리해보면-
위의 각 Box 안의 과정들은 모두 15명 이내의 소그룹으로 진행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조직개발 프로그램이다.
온라인이라는 환경과 메시지의 수용성을 고려하여 과정 당 최대 4시간을 넘지 않는 선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는데, 모든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쉽지 않은 Sales 부서 같은 경우에는 1Day 워크숍에 2개 이상의 Box를 붙여서 진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Cuture Code + Feedback으로 진행한다거나, Communication + Team Management Framework으로 진행하는 식이다.
불가피하게, 하나의 Box를 다른 여러 부서에 동일하게 진행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그렇다고 하여 진행 방식과 이후의 핵심 메시지까지 늘 동일하진 않다. 예를 들어 Culture Code 과정을 진행할 때,
어떤 부서는 현재 조직문화 풍토와 앞으로 지향해야 할 조직문화의 풍토를 점검하고 파악하는 데 공을 들이는 한편, 또 어떤 부서는 조직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가치와, 해당 가치가 조직 안에서 작동되는 모습에 대해 시간을 기울이기도 하고, 또 다른 부서는 조직문화와 전략, 비즈니스와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같은 활동이지만, 조직의 니즈에 따라 적합한 route로 참가자들의 논의를 안내하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 Facilitator의 중요한 역할이다. 따라서 같은 주제와 내용을 다룬다고 하더라도 조직의 니즈와 이슈에 부합할 수 있도록, 매번 과정의 '컨셉'을 고민하면서 새롭게 맥락을 설계해야 한다.
컨셉의 어원은 [con(=together 함께) + cept (=take 생각을 잡은 것)]이라고 한다. 즉, '함께 정의하여 이해하고 있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교육이나 워크숍 과정에서 컨셉을 잡는다는 것은 '함께 정의하여 이해하고 있는 것을 무엇으로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답을 명확하게 하는 작업이다.
피드백 워크숍 세션의 컨셉을 준비한다고 하면,
피드백의 절차를 함께 가져가게 할 것인지,
피드백에 필요한 질문법을 함께 가져가게 할 것인지,
피드백이 잘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 구축 방식을 함께 가져가게 할 것인지, '중심'이 잘 잡혀야 한다.
그 중심이 무엇이냐에 따라 워크숍의 내용, 방식, 논의 주제, 주요 메시지, 결론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워크숍에서 활용할 PPT 슬라이드의 개수가 불필요하게 계속 늘어나는 느낌이 든다면, 컨셉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중심을 잡을 때 중요한 것은 더하는 과정이 아니라 '버리는 과정'이어야 할지도 모른다.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고 필요한 것들의 관계를 계속 의심하고 검토하면서 핵심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매번 내 워크숍 과정에 들어가는 PPT의 슬라이드는 100장을 넘나드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