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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인가HR인가 Oct 08. 2019

HR의 브랜드적 접근: 내부 브랜딩

인터널브랜딩(Internal Branding) 담당자의 고민

뉴욕 여행으로 인한 시차 때문인지

5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에 눈을 떴다.



인천과 뉴욕을 오가는 비행기 안에서 보려고

저장해놓은 넷플릭스를 이어서 볼까 하다가,

집을 비운 사이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이번 달 <매거진B>의 포장지를 뜯고 

쓱-훑어볼까 하다가,

몇 페이지를 읽고 형광펜을 들고서는 정독한다.







브랜드를 다루는 사람들, 

브랜드의 가치를 위해 디테일을 챙기는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

영감과 자극을 한꺼번에 받는다.



무심코 덤덤하게 지나쳐갈 수 있는 이슈에 

맛깔나는 스토리텔링을 더해서 

직업적 자존감과 자부심을 드러내는 문장들을 만날 때면

'이게 이렇게까지 표현할 일인가?' 싶다가도

그들이 가치를 부여하는 섬세한 안목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친절한 표현력에 부러움과 질투를 느끼기도 한다.







HR(인사)에서 10년 넘게 있으면서

우리 일을 하는 사람들은

너무 우리의 관점 안에 갇혀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곤 했다.



일단 인사 담당자들이 쓰는 용어들이 너무 어렵다.

돈이면 돈이지 통상임금과 평균임금이 있고

쉬는 거면 쉬는 거지 휴일과 휴무일이 있다.

유연근무제면 유연근무제지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간주근로시간제 등 그 유형도 다양하다.



이런 것들이 직원들로 하여금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라는 의문을 갖게 만들며

몇몇 직원들로부터 

'인사팀 넘들은 직원들이 이해하기 어렵게 일부러 제도를 복잡하게 만들어서 지들이 관리하기 편하게 하려는 넘들' 이라는

오해를 사게 하기도 한다. 

(어쩌면 이럴 수밖에 없는 현상은 따지고 보면, 

법에서 규정해놓은 개념을 실무에서 제대로 구별해서 적용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조직 안의 현상과 이슈를 표현하는 

언어의 의미를 구성원들과  통일하고 주파수만 맞추어도

상당 부분 조직문화가 개선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브랜딩의 관점으로 HR을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HR과 브랜딩의 경계에서 

그 균형을 맞추는 일이다.



HR 담당자들은 조직 안에서 

조직과 개인의 성장과 정체성에 대해 그 누구보다

깊게 고민한 사람들이다.



조직에서 추구하는 가치가

개인의 일상에 실천으로 연결되어

그 개인이 성장을 통해

조직의 비전이 달성되는 방법과 경로를 끊임없이 탐구한 사람들이

HR을 하는 사람들이다.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

각자 최선의 답을 고민하며

변해가는 비즈니스의 시대적 흐름 속에서

자신의 역할과 정체성은 물론

조직의 지속 성장까지 고민하는 사람들.



실은 지금까지 그렇게 표현하지 못했을 뿐

조직과 개인의 성장에

'브랜드적인 관점'으로 기여해 온 사람들이 

HR을 하는 사람들이다.  



브랜드적인 접근은

사용자(고객)를 지향한다.



모든 '브랜드'는 사용자를 지향한다.



몽블랑(Monyblanc)은 만년필을 만들 때

유럽인과 아시아인이 글씨 쓸 때 각각 달라지는 펜을 기울이는 각도에 따라 

펜촉의 끝 모양도 다르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런 디테일이 몽블랑을 모든 세대에게 사랑받는 명품으로 만들었고,

만년필뿐만 아니라 지갑, 가방, 시계와 같이 전통적인 제품에서 벗어난

다른 제품의 영역에서도 브랜드에 대한 깊은 신뢰를 안겨주었다. 



HR의 고객을 흔히 경영진 그리고 직원으로 분리해서 이야기하는데, 

나는 그냥 '구성원'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생각해보면 사장님도 조직의 구성원이 아닌가)



사장님이고 신입 사원이고 

구성원으로서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고 

그 가치를 소중히 지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는 것. 



각자 자신이 맡은 역할을

그 역할 '답게' 충실히 수행하며 

서로의 지속적인 성장을 고민하는 것. 



이러한 방향을 위해 

내부 브랜딩(Internal Branding) 담당자로서, 

내가 조금 더 구성원의 관점으로 제시해 줄 수 있는 솔루션은 무엇일까?

내가 일하는 방식은 앞으로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어떤 디테일을 챙겨야 구성원에게 깊은 신뢰를

그리고 그 신뢰가 조직의 신뢰로 이어질 수 있을까? 




휴가 이후,

아직 사무실에 출근하기도 전에 

직업병처럼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피드백 가이드북'을 계속 손봐야 하고, 

'피드백을 말한다' 유튜브 영상 콘텐츠 제작도 마무리해야 한다. 

내년에 새롭게 시행할 

'팀 빌딩 프로그램'도 구체적으로 설계해서

올해 말 즈음에는 한두 부서를 대상으로 파일럿 테스트를 해보아야 한다. 

이번 달에 잡혀있는 몇 개의 강의 세션도 준비해야 하는데,

그 세션의 참가자분들이 하는 일과 가지고 있는 고민을 살펴보고

영감을 드릴 수 있도록 스토리에 녹여내야 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참, 글로벌에서 진행하는 'Value Week'일정도 잡혀있다. 

글로벌 HQ에서 제시한 가이드는 우리 정서에 맞지 않아서

우리 정서에 맞게, 우리답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이벤트를 해야 할지도 정해야 한다.



그리고 연말에 있을

Annual Ceremony 준비도 곧 예정되어 있다.



갈 길이 멀지만 

조금 더 디테일을 챙기고,

이 모든 일을 한 방향으로 연결해보자.



역할이 있다는 것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

그래서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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