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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의 '심리적 안전감', 진짜였을까?

조직에 필요한 것은 '거래'가 아닌 '관계'에 대한 점검

by 브랜딩인가HR인가

몇 해 전부터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조직 규모를 불문하고 성공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심리적 안전감'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다. 원온원, 피드백 대화, 목표 수립과 평가 면담 등 조직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활동은 심리적 안전감이 기반이 되어야 제대로 작동될 수 있는 만큼, 많은 기업에서는 이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쏟아왔다.


그런데, 최근 비즈니스 환경이 어려워지고 회사의 정책에 변화가 생기면서 조직 안에서의 '심리적 안전감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특히, 구조조정의 칼바람과 일방적인 정책 변경 앞에서 구성원들은 "심리적 안전감이 흔들린다"고 말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조직이 그동안 쌓아 올린 심리적 안전감의 본질이 무엇이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심리적 안전감에 대한 흔한 오해는 그것을 '개인에게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여기는 것이다. 이는 조직과 개인의 관계를 '거래적 관계'로 해석하게 만든다. 즉, 회사가 제공하는 좋은 근무 환경, 높은 고용 안정성, 관대한 복지 정책 등이 유지되는 동안에만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 경우, 재택근무가 축소되거나 복지가 줄어들면 '계약 조건이 변경'되었으니 나의 안전감이 훼손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진정한 심리적 안전감은 '나의 취약점을 드러내도 괜찮다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이는 "제가 잘 모릅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도움이 필요합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해도 동료들이나 리더가 나를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함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깊은 차원의 '협업적 신뢰'다. 이는 거래 조건에 따라 흔들리는 얕은 믿음이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견고한 관계 그 자체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의 상황을 다시 보면, 많은 조직이 외쳤던 '심리적 안전감'이 실은 후자(협업적 신뢰)가 아닌 전자(거래적 안전감)에 머물러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호황기에 제공된 각종 혜택들이 '진정한 신뢰 관계'의 증거가 아닌 '거래의 대가'로 기능했던 것. 파티가 끝나고 거래 조건이 바뀌면, 모래성처럼 쌓아 올린 안전감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동안 오랫동안 단단하게 쌓아왔던 심리적 안전감은, 이렇게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것이었을까? 이렇게 쉽게 허물어질 수 있는 것이라면 그동안 우리가 쌓아온 믿음을 진정한 '심리적 안전감'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어려워진 비즈니스 환경에서 우리가 가지게 된 불안감과 초조함은 바로 이러한 본질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결국,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각자의 조직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조직에서 쌓아 올린 '심리적 안전감'은 어떤 뜻으로 여겨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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