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성과 포용성, 그 미묘한 차이

머리로 하는 이해, 가슴으로 하는 환대

by 브랜딩인가HR인가

솔직함, 투명성, 그리고 다양성에 대한 존중. 요즘 스타트업 조직문화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하고,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태도는 '포용'이 아닌 '수용'의 단계에서 멈춰 있는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에 수용성(Acceptance)은 일종의 ‘적당한 거리두기’다. “네, 당신의 의견은 존중합니다.” 이 말은 얼마나 쿨하고 합리적인가. 하지만 이 말 뒤에는 종종 차가운 선 긋기가 숨어 있다. 너와 나는 생각이 다르지만, 굳이 싸우고 싶지 않으니 너의 영역을 인정하겠다는 소극적인 태도.


문제는 그 ‘수용’의 껍질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겉으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자신만의 견고한 잣대를 들이댄다.


‘저 사람은 원래 저런 스타일인가보네.’

‘인성(혹은 역량이)이 좀 아쉽네.’

‘능력이 딱 저기까지인가 봐.’


우리는 수용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내 시야 안에 두면서도, 끊임없이 그 사람의 인성과 능력을 평가하고, 판단하고, 재단한다. 결국 수용성은 의견은 받아들일지언정, 그 사람의 마음까지는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방패가 되기도 한다. 반면, 포용성(Inclusiveness)은 결이 다르다. 이건 의견의 차원을 넘어, '존재 자체'를 끌어안는 태도다. 그 사람의 의견이 나와 맞지 않아도, 때로는 그가 조금 서툴고 부족해 보여도, 그 사람이라는 고유한 존재를 있는 그대로 내 울타리 안으로 들이는 적극적인 행위다.


수용성이 “당신 생각은 알겠어요(하지만 당신은 나와 다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라면, 포용성은 “당신이라는 사람이 내 곁에 있어 좋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에 가깝다. 전자가 머리로 하는 이해라면, 후자는 가슴으로 하는 환대랄까?


우리가 지향해야 할 조직문화가 단순히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곳’이라면 수용성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 ‘원팀’이 되길 원한다면, 필요한 건 수용이 아니라 포용 아닐까. 평가하고 판단하는 차가운 시선을 거두고, 투박한 그 존재 자체를 덥석 안아주는 것.


기업 조직 안에서 이러한 포용성을 바란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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