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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인가HR인가 Apr 19. 2020

전자책으로 책 한 권 완독하기, 새로운 독서 습관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넘어가기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선호한다.


책을 읽는 과정은 단순히 눈으로 문장을 좇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종이를 쓰다듬으며 문장에 줄을 긋고 지나가는 생각을 붙잡아 기록해놓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록을 다시 반추해보며 내 생각을 다시 들여다보고 모호했던 생각들을 조금 더 명확하고 예리하게 조각해나가는 과정, 


이러한 사유의 과정까지 책을 읽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과정에서 느껴지는 충만감을 전자책이 제공해주긴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책 읽는 습관이 조금씩 바뀌면서

전자책 읽기를 시도해보았다.


한 번에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장소에 따라 내가 읽고 싶어 하는 책이, 그리고 환경에 따라 잘 읽히는 책이 달라짐을 발견했다. 지하철 안에서의 출근길과 퇴근길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 전 잠시 짬을 낸 30분 정도의 시간에서, 그리고 잠들기 전 불을 끄고 조용히 생각에 잠기는 시간, 각각의 환경에서 조금 더 집중이 되는 글의 종류와 책의 성격이 있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책들을 접하면서 조금 더 나와 '궁합이 잘 맞는' 책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어렴풋이 발견하게 되었다. 




사람처럼 책과 독자 사이에도 관계가 있다.


첫인상 좋은 친구와 빨리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처럼, 어떤 책은 도입부부터 빠르게 몰입되고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 책이 있는 반면, 처음에는 별로 친해지고 싶지도, 그다지 관심이 가지도 않은 책이지만, 읽다 보니 어느 순간 다음 페이지가 기대되는 책도 있다. 


나와 책과의 관계를 조금 더 빠르게 알아보기 위해서는 책의 처음과 끝을 빠르게 살펴보고 본문 내용도 쓰윽 훑어보며 어느 정도 읽고 스킵해버리는 과감함도 필요한데, 종이책은 구입비의 부담과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 후 기다리는 시간 등 명확한 한계가 있었다.


(전자책을 구독하는 대부분의 독자들이 마찬가지겠지만) 

마음대로 책을 감상하고 끝까지 갈 녀석인지, 중간에 멈출 녀석인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는 점과 시간과 장소에 따라, 그리고 기분에 따라 그때그때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줄 책들을 고를 수 있다는 점. 물론, 여러 권의 책을 가볍게 소지하고 이동할 수 있다는 점까지.


종이책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 전자책 서비스를 나 역시 시대의 흐름에 따라, 결국 구독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역시 

완독 하기가 쉽지 않았다.


월 구독료를 내고 (그것도 1만원이 채 안 되는 금액으로..!) 수천, 수만 권의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굉장한 매력이다. 하지만, 이러한 점이 책의 완독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조금 더 진득하게 관계를 쌓고 겪어봐야 진국임을 알게 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책 역시 그런 책이 있을 텐데, 처음에는 몇 페이지를 읽고 술술 읽히지 않으면 바로 독서를 중단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이것저것 책을 검색하다가 다른 책을 다운로드하기 일쑤. 


물론, 전자책 서비스에 워낙 책이 많고 평소 읽고 싶었던 다양한 매거진도 있다 보니, 내용이 깊은 책보다는 내 취향에 맞는 조금 가볍고 쉬운 책을 고르게 되는 탓도 있을 것이다.


이것저것 책을 다운받아 보고, 쓱쓱 대충 훑어본 후에 아닌 것 같다 싶으면 다시 중단. 이런 식으로, 며칠 간은 온라인 '내 서재'에 새로운 책들이 계속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계속 이렇게 가다가는 전자책이랑 친해지기 어렵겠다 싶어서, 어떤 책이든 한 권을 완독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래야 새로운 환경에 맞게 글을 읽는 새로운 습관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이후, 출퇴근길과 자기 전 잠깐의 시간을 활용하여 드디어 전자책으로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 데 성공했다. 




완독을 성공한 후 깨달은 

전자책의 좋았던 점은,


무엇보다, 콘텐츠가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디바이스에서 동기화가 되어 장소를 옮겨도 내가 읽고 있었던 부분에 맞추어 연결해서 읽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서재에서는 PC로, 침실에서는  아이패드로, 출퇴근길에선 핸드폰으로, 3개의 디바이스에서  동기화가 되어 장소에 상관없이 연속적인 책 읽기를 할 수 있었다. 


관심 있었던 오디오북은 아직 잘 모르겠다. 오디오북을 읽어주는 사람의 목소리와 억양에 개인적인 취향도 있고, 나의 독서 속도와 흐름에 오디오가 방해가 되기도 한다.책을 읽을 때 담고 싶은 문장을 만나면, 잠시 독서를 중단하고 문장을 다시 곱씹으며 생각을 하거나 간단한 메모를 하는 등의 과정에 오디오가 큰 도움이 되진 않았다. 운전을 하거나 이동 중에 오디오북을 듣는 것은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나처럼 주로 집에서 집중해서 독서를 하며 독서 중에 생각의 정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겐 오디오북의 형태가 적합하진 않은 것 같다. 






생각해보니, 내 삶에도 '구독 서비스가'이미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넷플릭스

음악 #네이버바이브

브랜드 잡지 #매거진B

철학 잡지 #뉴필로소퍼

이제 

전자책 #밀리의서재 까지-


미래에는, 아니 어쩌면 지금도 '매월 정기적으로 얼만큼 낼 수 있는가'가 경험과 생각의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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